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지난달 11월 27일 토요일 오후 5시에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전구 불을 밝히는 점등식이 있었다. 우리 부부는 그날 저녁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기 위해 갔었다. 가서 보니 트리(나무) 꼭대기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고 그 밑에 영어로 Merrychristmas 라고 쓰여진 것을 보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기도 드렸다.

 Merrychristmas의 뜻은 Merry는 ‘즐거운’이고 Christmas는 Christ(그리스도)와 mas(경배, 예배)가 합해진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심을 경배하며 즐거워하자’ 라는 뜻이다. 또 어떤 때는 ‘X-mas’ 라고 쓴 글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그리스도’ 라는 그리스어의 첫 글자를 표시한 것으로 ‘엑스마스’ 라고 읽지 않고 ‘크리스마스’ 라고 읽는다.

 지금과 같은 크리스마스트리의 유래는 종교 개혁가인 마틴 루터가 어느 겨울밤에 눈 덮인 숲속을 걷고 있는데 전나무 위에 내린 눈이 마치 꽃잎 같이 피어있고 밤하늘에는 달과 반짝이는 별들을 보면서 “예수님이 저렇게 나무 한 그루도 아껴서 이쁘게 만드시는데 변변치 못한 우리 인간들을 사랑하셔서 이 땅에 오시고 우리를 어두운 세상에 별과 같이 빛을 내라고 구원시키셨구나” 하는 생각에 감동이 되어 전나무를 가져와서 장식한 것이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 얼마 전부터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송을 듣게 되었다. 카톨릭 교회에서 지금 코로나19로 힘들고 우울해져 있는 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게 하여 기쁨과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정부가 받아들여 거리에 “고요한밤 거룩한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징글벨,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캐롤송이 울려 퍼져 옛날 학생시절에 새벽송을 돌며 이 노래들을 불렀던 즐거운 추억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빠질 수가 없다. 예전에 산타클로스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로 법정에까지 올라와 재판할 때 이곳저곳에서 산타클로스 이름으로 법원에 수북이 쌓여 가는 편지들로 판사 할아버지가 곤욕을 치르고 마침내는 손자, 손녀들의 등쌀에 그만 “산타클로스는 있다”라는 판정을 하는 우스운 영화를 본적이 있다.

 산타클로스는 라틴어 성 니콜라스라는 사람의 이름을 미국에서 도입해 산타클로스라는 이름이 되었다. 성 니콜라스는 사도행전 27장에서 바울이 죄수가 되어 로마로 가던 중 잠시 머물던 루기아 무라성의 성당 주임 신부였었다. 그는 신앙심이 깊었고 아무도 모르게 선행과 구제를 많이 했으며 특히 어린 아이들을 매우 사랑하고 좋아했다.

 어느 날 성 니콜라스는 가난한 집을 향해 가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양말이 젖었다. 그는 지붕으로 올라가 금화 주머니를 굴뚝 속에 던져놓고 젖은 양말을 말리다가 그만 양말을 굴뚝 속으로 떨어뜨리고는 주인에게 발각되어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 좋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곳저곳에서 산타클로스가 등장하여 어려운 이들에게 기쁨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성경에는 없다. 그러나 성경에는 남을 돕거나 구제할 때 산타클로스처럼 도우라는 내용의 말씀이 있다. 마태복음 6장 3절에 “너희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 한 말씀이 산타클로스의 등장을 갖고 오게 한 것이라 생각 된다.

 귀신들이 돌아다니는 할로윈 보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돌아다니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기쁜 이야기이다. 우리 아이들도 어렸을 때 저녁에 몰래 선물을 머리맡에 놓아두면 아침에 일어나 좋아서 야단법석을 치던 때가 생각난다. 어린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이번 성탄절에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겠다.

 또 산타 아저씨보다 산타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인생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갈수록 좋은 것을 나누고 선한 일에 힘쓰자. 메리크리스마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