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동주 선교사 영전에)우리도 당신처럼 왕같은 제사장의 길을 갈게요!
2021/06/11 08:28 입력  |  조회수 :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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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아들이었습니다. 깜비나스 올똘란자 그의 넓은 집은 늘 객식구들이 주인처럼 한 일 년씩 지내다 말 익히고 영주권 만들어서 선교지로 가는 훈련소였습니다. 거기를 거쳐 가면 삼십년 그의 브라질 삶을 단 일 년 만에 엑기스만 전수하는 속성반이란 소문입니다. 브라질 전역에는 그렇게 뿌리내린 이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런 소문이 나서 한국에서부터 교단불문하고 찾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거기를 거쳐 어떤 선교지로 가던지 선교가 보장되는 훈련소였습니다.

 감람산 기도원에서의 운명적인 만남
 내 경우는 특별히 더 그랬습니다. 그는 감람산 기도원 어떤 모임에서 얼떨떨한 내 모습을 보며 슬며시 다가왔습니다. 브라질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촌스러운 날 보더니 기도원 푹신한 곳으로 함께 가서 공통분모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게 바로 그가 낯선 이웃과 친해지는 방법입니다. 우린 다 서울출신이고, 그는 용산고, 난 인천 대건고, 그는 인천 제2교회 파송선교사, 난 서울 감신대, 그는 서울 총신대, 우린 다 56년생 이고 내가 두어 달 생일이 빠르다고 그날부터 ‘큰 형님’, 가는 곳마다 달려와 맞는 후배들이 있어서 나도 덩달아 친구 덕에 강남 간일 여러 번이었습니다.
 30년 전에 만나 지금까지 친구인 강구희 선교사 부부, 아마존 개혁신학교의 교수들, 기라성 같은 GMS의 선교사들이 다 그의 성실한 지도력을 존경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어린 자녀들이 있는 선교사들에게는 박동주 선교사가 큰아버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추석과 설날이 임박하면 그는 나와 함께 상파우르로 아이들 선물 사러 함께 갔습니다. 추석이 뭐하는 날이고 설날은 세배하는 날인 것을 아이들에게 선물과 함께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선교사의 어린 자녀들은 추석과 설날을 무척 기다리는 그런 날로 만들었습니다.
 추석과 설날을 선교사 자녀들에게 알리는 큰아버지
 한평생 동지로 살았던 이금숙 사모를 위해서 그는 늘 시장을 보고,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 달인으로 살았습니다. 부엌의 칼은 늘 힘들이지 않고도 잘 사용하도록 갈려있어 나는 늘 그것이 부러웠습니다. 암 치료를 받았던 이금숙 사모에게 태산 같은 박목사는 늘 보호자 정신으로 충만한 남편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후라이펜에서 지글지글 15초가 가장 맛있는 고기라며 전수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자상한 그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날이면 스트레스가 쌓였구나 하고 지끼의 저수지로 달려가면 영락없이 그는 민물돔 질라피아를 낚고 있었습니다. 그가 낚아 올린 민물 돔은 횟감, 튀김용 포, 매운탕거리로 잘 손질이 되어서 늘 입을 즐겁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박동주는 한국에서부터 맥을 짚고 침을 놓고, 경락을 푸는 한의술을 제대로 공부한 전문가였습니다. 그가 브라질에서 동양의학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 교회가 되었습니다.
 최근에 우리교회 이은희 권사도 수지침과 경락을 풀어 건강하게 된 은혜를 잊지 않는 여러 사람 중 하나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의 수지침과 지압으로 살아났는지, 그게 초창기 교회개척의 모멘텀이 되었는지, 아만다 교회를 부목사에게 일임하고 처음 개척했던 고호익 목사 선교지에서 협력하려던 개척정신의 초심이 빛납니다.
 침통을 흔들기만 해도 교회가 되었다
 고 박동주 선교사, 내 경우, 그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수지맞는 인생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선교사들이 몇 명만 생겨도 그는 포어교실을 열어서 선교사들의 언어문제의 토대를 튼튼하게 했습니다. 최근 두드러진 포어 실력을 발휘하는 안명권 선교사도 그의 수제자 중에 하나입니다.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브라질에서 그 분야를 전공한 이들이 많지가 않아서 늘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가르치는 모습이 늘 애정어린 정겨움이었습니다. 아만다, 그가 시무하는 교회를 비롯해서 10여개의 교회를 짓고 부목사들을 파송하며 치리하고 격려하다보니 평생을 노회장으로 살았습니다. 그를 선교사를 파송할 때 노회를 구성하는 권한까지 받는 것이라고 선교지 조직화를 늘 실천하며 살았습니다.
 평생 노회장으로, 선교사들을 위한 시니어 선교사로
 그는 자녀들에도 국제적인 감각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서 열린 세계에서 살도록 했습니다. 카나다에 사는 형윤이 내외가 그렇고, 아마존 마나우스 삼성에 근무하는 형우 내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대학생 막내는 더더욱 뼈 속까지 브라질 사람입니다. 내 경우 그는 나에게 건축을 가르쳐준 후견인입니다. 난 피라시카바에 한인교회를 하나 짓고 싶다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는 덧니를 살짝 드러내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피라시카바 센트로 벤자민 거리의 브라질선교교회 건물을 매입하고 증개축하고 봉헌할 때까지 박동주와 난 작업화를 벗지 않았습니다.
 그가 섬기는 아만다 교회의 안토니오와 에데바우는 증개축의 알파와 오메가가 되어 등기를 마칠 때까지 수훈갑이 되어 주었습니다. 우리교회는 총신대 출신 장로교 선교사에게 감리교 동부연회 이철 감독의 감사패 하나를 전하는 것으로 브라질에서 나름대로 멋진 에큐메니즘을 구현했습니다.
 감리교 감독의 감사패를 받은 장로교 목사
 그는 답답한 내 일상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50배도 넘는 브라질의 ‘소갈 데 말갈 데’를 함께 여행하는 선구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여기서 거의 자동차로 24시간이 걸리는 이과수를 비롯해서 아마존의 마나우스, 미나스 커피농장, 우바뚜바항, 그리고 저녁에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리오데자네이루까지 참 밤새워 손 바꿔 운전하며 많이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별히 미나스 커피농장은 우리에게 순례길 같습니다. 거기에는 아만다 교회 지아나의 부모형제들이 삽니다. 그들은 조상 때부터 커피농장에서 살았습니다. 우리는 일 년에 몇 번 큰 동네만한 미나스 커피 농장에 갑니다. 그리고 좋은 커피 두 가마니를 조합에 납품 전에 삽니다. 창고에서 충분히 숙성시켜서 일 년 동안 양식 삼아 입을 즐겁게 하며 살았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내후년 박동주이금숙 결혼 40주년, 정찬성김선영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넷이서 유럽에 가기로 하고 ‘브라데스코 은행’ 계좌에 조금씩 붓던 적금이 이젠 쓸데없는 애물단지가 되어 인간적으로는 참 속이 상합니다. 마리아를 “네 어머니”라고 제자들에게 당부한 예수님의 심정을 생각합니다. 그가 남기고 간 유족들에게 난 얼마나 ‘동주마음’이 될 수 있을까요?
 한국에 계신 박동주의 부모님, 그리고 안식년에 한국 가서 강화도 우리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고 왔던 그 마음을 어떻게 다 헤아리며 살 수 있을까요? 내 형같은 친구 박동주 목사, 영원한 그곳에 우리보다 조금 먼저 갔으니 우리 삶을 잘 지켜보다가 시답지 않게 살거든 주님께 직보해서 혼도내고 깨닫게도 하고 그래서 당신처럼 왕같은 제사장의 길을 가도록 늘 우리를 도와주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나나 내 아내나 우리 교우들에게 했던 대로 나도 그렇게 같은 결로 살 수 있도록 잘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예순 여섯 동감내기 박목사, 너무 아쉬운 나이에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박동주 목사님, 이제 이곳 걱정은 우리에게 맡기고 주님 품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기쁨으로 만납시다.
 
 2021년 6월 8일 12시
천국 환송 예배드리는 날에
친구 정찬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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