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그큰 사랑에 감동을 받은 나는 그때부터 얼마나 착실하게 열심히 공부했던지 전교 일등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교육감 상을 쟁취하게 하셨다. 고교 2학년 때는 전국 학생 중에서 뽑혀 이승만 대통령 효행상까지 받았다. 당시 시공관에서 교복에 흰 칼라에 앳된 얼굴로 답사를 했던 나를 엄마는 얼마나 예쁘고 똘똘했다며 오래 오래 기억해 주시고 거듭 나에게 말씀해 주셨다. 성경에서 탕자의 비유를 읽으면서 물론 집을 나간 사실에는 현대판 탕자인 나 자신이 조금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실도 똑 같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성경 속 탕자의 아버지와 현대판 탕자인 나의 아버지의 모습에서 동일점이 우루루 떨어져 나의 가슴에 부딪힌다. 우리 부모들의 모습에서 우리 자녀들이 예수님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사랑을 맛본 어린 나는 하나님이 너무 가깝게 느껴졌던 반면에 그런 아버지의 사랑 때문에 결혼생활에서 왜? 남편은 아버지와 같지 않을까? 비교가 되어서 너무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
 효도한 자식보다 불효한 자식에게 사랑스러워 못 견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신 아버지! 부드럽게 작은 나의 손을 꼭 잡고 아무말 없이 학교를 찾아가셔서 부끄러운 딸의 손을 잡은 채 선생님께 내 사랑하는 딸이라고 말해주던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하나님을 아주 가깝게 느끼게 해 주신 분이다. “난 너만 보면 좋아, 사랑스러워서 그래...”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시던 아버지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지금도 한없이 그리워 이 나이에도 남몰래 울때가 있다는 사실을 주님은 아시리라. 집 나갔던 딸을 학교 교장선생님께 떳떳하게 나의 사랑하는 딸이라고 말하기가 쉬웠겠는가? 그러나 딸이니까.... 하나님도 피로 산 자식이니까.... 부족해도, 죄인이여도.... 회개한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시지 않는가? 그래서 자녀들을 소개할 때 “저의 사랑스런 아들이예요. 전 제만 보면 행복해요”라고 말하라는 말이다. 그런 말을, 그런 사랑을 받고 자라는 아이들은 사랑스런 아들 딸이 된다는 말이다. 한 번은 이기복 교수님이 자신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이 아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그가 배운대로 아들을 자신에게 소개하는가를 알기 위해 질문을 하셨다고 했다. “아들 사랑스러우시죠?” 했더니 하는 대답이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하더라니.... 나도 자녀나 남편을 깍아 내리는 것이 미덕인 줄 아는 잘못된 생각에서 아주 자유할 수는 없었나 보다. 큰 며느리가 결혼 전 부부 쎄미나를 아들과 함께 갔다 왔고, 결혼 후에 첫 아기를 가졌을 때 자녀교육을 위해 대 여섯 권의 책을 읽었다고 했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우리 부부가 큰아들이 결혼해서 갓난아이가 태어난지 두 달이나 되었을 때 우리 부부는 큰 아들 집을 방문하였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들을 관찰해 보면서 너무 감사했던 일이 있었다. 말도 못 듣는 갓난 아기를 며느리가 품에 안고 앉아 있는 앞에서 아들이 성경을 읽고 나더니 글쎄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10분정도 설교가 끝나고 기도를 하더니 둘이서 아이 볼에다 뽀뽀를 하고 침대에 누인 후 방에서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