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불외곡(臂不外曲) : 팔(譬)은 밖(外)으로 굽지(曲) 않는다(不)는 뜻으로, 우리의 속담 “팔은 안으로 굽는다” 처럼, 가까운 사람편을 드는 의미로 쓰임.
 브라질에 거주하는 아들과 딸을 보기 위해 상파울루를 방문한 어머니가 공항에 내린후 먼저 아들 집으로 갔다.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위하여 진수성찬(珍羞盛饌)을 준비하여 기쁜 마음으로 함께 식사를 하려는데, 테이블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려는 사람은 아들이 아닌 며느리였던 것이다. 아들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고,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했다. 그날 밤 어머니는 마음이 불쾌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싸가지 없이…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감히 며느리가 시어머니인 나와 겸상을 하고, 아들에게는 우유병을 쥐어 줄 수 있단 말인가 괘씸한것 같으니라구…’ 아침에 일어난 어머니는 며느리가 꼴보기 싫어 짐을 싸서 “봉헤찌로”에 있는 딸네 아파트로 갔다. 그런데 그날 저녁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딸이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여 어머니와 식탁에 마주 앉아 식사를 했고, 사위는 우유 병을 들고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사위가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 ‘어쩌면 저렇게 자상하고 사랑스런 남편이 있단 말인가? 내 딸을 이토록 사랑해 주다니...’ 그날 밤 어머니는 마음이 흡족하여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사위의 모습에 너무나 감격했기 때문이다.
 두 집 남자가 똑같이 아이에게 우유를 먹였는데, 어머니의 마음은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같은 상황이 다른 상황으로 보이고, 전혀 다른 상황이 똑같은 상황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이럴때 “비불외곡(臂不外曲) :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고 말하며, 나에게 가까운 사람의 편을 드는 노골적인 편파 또는 편애 할 때의 의미로 쓰이게 된다. 비슷한 말로 혈농어수(血濃於水,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속담이 있다.

만성훈장
[출처:www.koreabraz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