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이제 종교개혁 500주년을 향해 달려간다. 1517년 10월 31일 33세의 젊은 교수 루터는 95개조 교회개혁선언문을 독일 비텐베르크 성전벽에 붙였다. 문예부흥, 산업혁명과 함께 세계역사의 흐름을 확 바꿔 놓은 종교개혁의 횃불이었다. 종교개혁은 바로 기독교 개혁을 뜻했다. 이미 영어성경번역자 위클리프, 순교자 얀 후스가 이 항거운동의 선발대였고, 칼뱅, 츠윙글리, 낙스, 웨슬리 등이 이 프로테스탄트운동을 계승했다.  종교개혁자들이 목숨 걸고 로마가톨릭교회에 도전장을 내민 원인은 한 마디로 교회의 부패였다. 그 절정이 바로 면죄부 곧 천국입장권 판매였다. 그 당시 가톨릭교회는 영혼구원과 생명증진이라는 존엄한 목표를 권력과 재력 확보의 세속적 수단으로 변질시켰다. 성전건축비 모금을 내걸고 성직자들이 자기 배를 채우는 데 급급했다. 교리와 제도도 교황을 정점으로 한 기득권 보호의 도구로 전락했다. 무엇보다도 창설자인 예수의 핵심진리 곧 십자가의 희생을 무효화시켰다. 종교개혁은 사회개혁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성직자와 평신도 모두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만인제사장론’이 인권운동, 국민교육운동의 발화점이 되었고 특히 근대민주주의 정치제도가 무섭게 확산되어 갔다. 칼뱅신학에 기초하여 경제개혁 곧 자본주의가 큰 발전을 보았다. 이런 결과로 지금도 같은 유럽이지만 독일, 영국, 스위스, 네델란드, 스웨덴, 특히 미국 등의 개신교회 국가들이 세계문명 발전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종교개혁운동은 개혁의 대상이었던 로마 가톨릭교회도 새롭게 만들다. 트렌트공회의 여러 결정, 교리와 제도의 개혁, 예수회 선교운동 등으로 열매 맺었다. 5백년이 지나는 지금에는 역으로 가톨릭교회가 개신교회를 향하여 종교개혁을 요구할 계제에 이르렀다. 사분오열의 파벌싸움, 다른 종교에 대한 과도한 배타성, 윤리의식의 저하 등이 그렇다. 종교개혁은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성직자와 평신도 하나하나가 철저한 ‘자기개혁’을 이룰 때에만 완성되어 간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가 하야요구까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시급한 대책들이 많겠지만 근원적 치료가 더 절실하다. 그러려면 역시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선 최태민 최순실 부녀의 망령에서 말끔히 벗어나야 한다. ‘양의 가죽을 쓴 탐욕스러운 이리’들과 한껏 놀아난 것을 철저한 행동으로 회개해야 한다. 바른 종교는 남을 살리기 위하여 자기를 죽이고 미신적 종교는 신앙을 도구삼아 이익 갈취에 몰입할 뿐이다. 미국대통령 가운데 존경을 받는 이들은 대체로 워싱턴, 링컨, 루즈벨트, 케네디, 레건 등이다. 그들은 모두 암살당했거나 죽음의 위기를 체험했다. 박정희/막사이사이 대통령도 그렇다. 그들이 재임 중 과오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가 되려면 ‘죽어서 산다’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이다. 
 미국의 45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자이지만 득표율로 보면 힐러리 후보와 별다른 차이도 없다. 사실 투표자들은 누구를 찍었건 마음은 아렸고 입맛은 씁쓸했다. 그리고 미국의 앞날이 심히 걱정스럽다. 두 후보의 뇌수와 심장이 진한 탐욕으로 염색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 양심이 마비되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당선자에게 권고한다. 이번 기회에 철저히 자신을 죽이고 거듭나기를 바란다. 죽을 각오로 바르게 수습하란 뜻이다. 죽기로 결심한 사람에게 무엇이 무섭겠는가. 못할 것은 또 무엇인가. “내가 죽으면 죽으리라”는 에스더의 순교적 결단이 유대민족을 전멸의 위기에서 살려내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