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도 내가 학교를 찾았을 때 좋아했다. 나는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찾아오면 좀 부끄럽게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부모를 부끄러워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오히려 프라우드하게 생각했다. 고맙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샘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계속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했으니까 벌써 선생님들이 다 알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각 과목 선생님들을 만난다. 영어 선생, 수학 선생, 체육 선생, 물리 선생, 생물 선생, 사회 선생, 역사 선생 등등. 그러면 각 과목의 성적이 어떻게 진전이 되는지 어떻게 올라가는지 떨어지는 지를 살펴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좋은 점, 장점들을 말해 주었고 학부모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었다. 단점을 고쳐 나가기 보다 장점을 살려 나가는 것이 훨씬 교육적으로 좋다는 교훈을 주었다. 아들이 샘이라고 하니까 “ 아 샘, 샘 아빠 세요. 반갑습니다” 라고 선생님들마다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예의를 갖추어서 우리 아이들을 잘 지도해 주어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I Thank 보다 I appreciate라고 말했다. 그 표현이 감사하다는 더 정중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샘은 미국 역사 과목에 떨어지고 수학 과목에도 떨어졌다. 영어에도 조금 떨어 졌다. 나머지는 모두 잘하고 있었다. 스티브는 영어에 조금 떨어져 있었고 수학에도 조금 떨어져 있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마다 아주 잘한다고 칭찬해 주었다. 이 정도면 UC 계통의 대학교에는 얼마든지 입학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학교 카운슬러가 있어서 어느 학교에 진학 할 것인지 성적과 그 동안 학교 생활에 관한 모든 정보를 가지고 동부 아이비 학교에는 힘들고 UCLA 기타 대학교에는 들어 갈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학교 컨퍼런스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자녀들을 학교와 부모가 협력해서 가르친다는 것이다. 부모들에게 아이들 관심가지라는 뜻이고 장래를 생각하는 것이고 학교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교육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컨퍼런스에는 대부분의 한인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왔다. 영어도 어느 정도 하는 학부모들이 사는 지역이었고, 아이들에게 상당한 관심을 가진 학부모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성적이 떨어졌다고 야단치고 호통치지 않았다. 고등학교 교육은 기본적인 지식 교육이고 전공은 대학에 가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부하는 태도를 중요시했고, 친구들과의 관계, 과외 활동, 사회 봉사 등을 중요시했다. 자녀는 부모를 보며 배운다. 내가 한 것을 자녀들이 보았고 그들이 어른이 되어 자녀를 가졌을 때 나처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의 것들을 할 것이다. 대부분 미국에 자녀 교육 때문에 왔다고 말을 하는데 솔직히 그런가 의심을 가질 때가 많다. 자신들이 좋아서 미국 왔는데 자식들 때문에 미국 왔다고 변명하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무엇을 희생하고 있는가. 현재는 잘 모른다. 하지만 장차 알게 될 것이다. 호부견자란 말이 있다. 호랑이 아비에 개 아들이란 뜻이다. 아버지는 큰 인물인데 아들이 아버지가 이루어 놓은 업적을 받들어 계승하지 못한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는 개 아비라도 호랑이 자식을 원한다. 그러나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은 많은 것 같지 않다. 내 자녀들은 지금 어디서 방황하고 있는가. 그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컨퍼런스 데이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들을 만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