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서비스가 좋고 환불을 잘해 주는 상점은 잘 되지만 그렇지 못한 상점은 열었다 닫았다하는 것이다. 우리 집은 쌍둥이 칼을 쓰는데, 어느 날 칼끝이 부러졌다. 우리는 부러진 채로 그 칼을 썼는데 아는 사람이 집에 놀러왔다가 쌍둥이 칼 부러진 것을 보고는 새것으로 바꾸러 가자고 했다. 그 사람과 함께 쌍둥이 칼 파는 곳에 가져갔더니 아무 말 않고 새것으로 바꾸어 주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바꾸어준 것이다. 물론 미국 집이었다. 독일제를 취급하는 곳이었는데 그 집에서 사지 않았는데도 바꾸어 주었다. 밑져야 본전이니까 한번 가 보자 해서 갔는데 새것으로 바꾸어 주었다. 우리가 실수해서 칼을 그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묻지도 않고 새것으로 준 것이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 집에서 다른 물건들을 몇 개 사 가지고 왔다. 그 집은 쌍둥이 칼 하나를 바꾸어 주고 더 많은 물건을 팔았다. 우리는 다음에 그런 품목을 살 때는 무조건 그 집을 찾아간다.
 그 후에도 칼 하나가 잘못되어서 찾아갔더니 또 새것으로 바꾸어 주었다. 이것이 상품의 세계요 장사의 세계요 미국의 상도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미국을 좇아가려면 한참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미국 사람들과 경쟁하려면 서비스면에서 앞서야 한다. 그래서 어떤 약삭빠른 사람은 엘에이 지역에 여행 와서 옷을 한 벌 사 입고 일주일 동안 실컷 잘 입고 나가면서 옷에 문제가 있다고 반납한다. 그러고는 돈을 받아간다. 얌체 같은 사람이다. 환불 제도를 악 이용하는 케이스라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영수증만 잘 보관하고 있으면 언제든 물건을 반납하고 돈을 환불받을 수 있다. 무엇이든지 산 것이 잘못 되었을 때는 언제나 반품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인들은 웬만하면 그대로 쓴다. 귀찮기도 하고 왔다갔다 번거롭기도 해서 포기하고 만다. 미국 사람들은 꼭꼭 반품한다. 또 하나는 집 페이먼트나 자동차 페이먼트나 무슨 페이먼트 든지 매달 돈을 냈을 때 돈을 조금 더 냈으면 반드시 과다 페이먼트 한 것에 대해서는 돈을 보내 주는 것이다. 우리 자신은 모르고 있지만 받는 쪽에서 다 계산해서 보내 준다. 참으로 정직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음을 알고 신임하고 믿게 된다. 상품 반환뿐만 아니라 과다 페이 했을 때도 그 나머지를 돈으로 보내 준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상품 싸게 파는 것도 죄인가요?“ 그런 광고가 있다. 우리 한인 사회가 상권에서 앞서가려면 무엇 보다 환불 문화가 잘 정착되었을 때라고 생각한다. Spare the tile and let the main beam rot 라는 말이 있다. 기와 한 장 아끼다가 큰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조금만 신경 쓰면 크게 될 것을 현재 눈앞의 것만 생각하다가 낭패를 당하는 것이다. 깊던 물도 얕아지면 오던 고기도 안 온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기분 좋게 상품을 리턴해 주면 계속 또 다시 찾아올 것이다. 앞으로 상품 리턴을 잘하는 한인 상점이 꼭 성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