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골프 천국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골프할 수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미국 온 한인들은 거의 다 골프를 한다. 모이기만 하면 골프이야기다. 나의 친구는 나와 함께 낚시를 잘 다녔는데 이 친구가 골프를 좋아한 다음부터는 골프에 미치고 말았다. 낚시는 저리 가라는 것이다. 나는 골프 좋은 줄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언젠가 좋아할 때가 오리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낚시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우리 동네에도 골프 코스도 있고 골프 연습장 레인지도 있다. 월요일이나 가끔 시간이 있을 때는 골프장에 가서 연습을 한다. 아는 사람이 쓰던 골프채를 한 세트 주어서 구석에 쳐 박아 두었다가 가끔 친구 따라 가끔씩 간다. 동네 골프 레인지에 가면 골프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는데 꽤 비싸다. 나는 레슨을 받아 보았지만 신통치 않았다. 꼭 레슨을 받아야만 한다고 했다. 나는 친구들이 가르쳐 준 그 폼으로 현재 연습을 하고 있다. 골프 레인지에서 5불 짜리 지폐를 머신에 넣으면 골프 공이 한 바겟츠 나온다. 대개 65개 된다. 그거 한 바겟츠를 치고 나면 잘 맞을 때는 기분이 좋고 잘 맞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잘 치는 사람은 1번으로 치면 멀리 나가는데 나는 아무리 세게 쳐도 125 야드 밖에 안 나간다. 잘 치는 친구는 별로 세게 친 것 같지 않은데 멀리 나간다.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나도 정확하게 치고 잘 맞는다 생각하는데 늘 그 정도이다. 어떤 사람은 그게 다 돈을 얼마나 들였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다. 사실인 것 같다. 나는 돈을 들이지 않았는데 멀리 안 나간다고 불평이나 하고 앉았다. 골프 바람이 불어서 골프 신발도 샀는데 필드에는 서 너 번밖에 나가 보지 못했다. 골프와 인생이란 말을 들어 본 일이 있다.
 골프는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자는 인생을 이긴 자이다. 골프는 에테켓을 제일 중요시하는 스포츠라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 에티켓을 잘 지키는 사람, 그것이 신사이다. 그래서 골프는 신사 운동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운동할 수 있는 것이 골프라고 한다. 나도 이제는 뛰면 다리가 아프다. 운동을 좋아하고 매일 뛰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다리가 아파서 조깅을 못한다. 예전에는 테니스도 잘 치고 축구도 했는데 이제는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나도 골프를 해야만 하는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골프를 잘 치는 친구가 멋있게 푸른 잔디위로 백구를 날리는 것을 보면 참으로 멋있고 나도 저렇게 쳐보았으면 하고 부러운 마음을 가질 때가 많다.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그 모양은 정말 기가 막히다. 마음이 시원해진다. 필드에 나가면 경치가 아름답고, 그 푸른 잔디밭을 보며 걸을 때는 마음의 생명이 약동하는 것 같다. 푸른색은 마음을 안정케 하고 평화롭게 한다. 그러니 푸른 잔디밭을 걸어 가다가 그 위에서 공을 칠 때 그것은 환상적이 아닐 수 없다. 골프는 멋있는 인생을 살게 한다. 엘에이 근처에는 아주 싸고 좋은 골프 코스가 있다. 4불만 주면 나이 홀을 돌 수 있다. 조금 더 좋은 곳은 11불이면 나인 홀을 돌고 올 수 있다. 골프 천국인 남가주에 살면서 왜 나는 아직도 골프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지 I don’t know. 한국에 있는 어떤 친구는 은퇴한 다음에 남가주에 와서 실컷 골프나 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타인을 지배하려고 하는 자는 먼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골프에서 터득이 된다. 산중의 도적을 쳐부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심중의 도적을 쳐내는 것은 어렵다는 말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 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언제나 심중의 적에게 패하는 삶을 살고 있다. 골프를 통해서 자신을 이기는 훈련을 하자. 성경에도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 고 했다. 쉬워 보이는 일도 해보면 어렵다. 못할 것 같은 일도 시작해 놓으면 이루어진다. 쉽다고 얕볼 것이 아니고 어렵다고 팔짱을 끼고 있을 것이 아니다. 부지런히 연습하면 아마 나도 골프를 굉장히 좋아하게 될 것이다. 쉬운 일도 신중히 하고 곤란한 일도 겁내지 말고 해 보아야 한다. 롱펠로우는 “너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너 자신이다”이라고 했다. 골프도 역시 연습 밖에는 별 다른 길이 없는 것 같다. 연습은 하지 않으면서 잘 맞고 잘 치기만을 바라니 어디 될 말인가. 어떠한 일도 왕도나 지름길이 없다. 한번에 하나씩 해 내면 결국 모든 것을 다하게 된다. 천천히 성장하는 것이 모든 것을 견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