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스키장에서 우리 차례가 되자 드라이브 라이센스를 다 적고 얼마를 데파짓 하고 빌려갔다. 난생 처음 해보는 스키였는데 아이들을 따라 하니까 잘 되었다. 본래 운동 신경도 발달한 터라 몇 번 연습을 했더니 금방 스키를 탈수가 있었다. 리푸트를 타고 올라가 그 위에서 밑으로 스키를 타면서 내려왔다. 여러 번 넘어지기도 하면서 연습했다. 배우려면 자꾸 넘어져야 한다고 누가 가르쳐 주었다. 수영을 잘 하려면 물과 싸워서 안되고 물과 놀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인생을 많이 배운다. 실패 없이 처음부터 성공하는 일은 거의 없다. 계속 넘어지고 자빠지고 엉덩방아를 찧고 그러면서 배우고 스키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되든 안 되든 자꾸 말하고 듣고 적극적으로 배워야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스키도 마찬가지였다. 한번에 다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연습해야 탈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신나서 저 위 높은 곳에서 뽐내며 내려온다. 미국이 아니면 내가 언제 이런 스키를 타 보나 그러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몇 번 스키를 즐겼다. 겨울철이면 아이들은 자주 간다. 그러나 나는 이제 나이도 나이인 만큼 자주 가지를 못한다. 그 아름다운 설경을 보면서 하얀 눈 위를 달리는 스키의 맛은 정말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쭉쭉 미끄러지면서 부드럽게 내려오는 그 맛은 경치가 아름다운 것만큼이나 참으로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 모든 스트레스가 다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스키를 타러 가면 해프 데이 티겟이 있고 호을 데이 티켓이 있다. 해프데이는 보통 오후 3시부터 밤까지이고 호을 데이는 아침부터 밤까지이다. 우리는 보통 해프데이를 타는데 가격은 35불 정도 했다. 겨울철에는 스키를 몇 차례 간다.
 그리고 서핑을 다니는데 나는 할 줄을 모른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서핑이라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이것은 돈이 드는 것이 아니다. 서핑 보드를 사고 고무 옷만 있으면 언제든지 바닷가로 가서 탈수가 있다. 그리고 남가주 해변에는 어디서든지 서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남가주는 서핑 천국이다. 남가주에서는 일년 내내 서핑을 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물론이고 겨울철에도 서핑을 나간다. 겨울이라도 날씨가 춥지 않기 때문에 고무 옷을 입고 나가서 서핑을 즐긴다. 하와이처럼 큰 파도는 아니지만 즐길 수 있을 만큼의 파도가 있다. 서핑 타는 사람들은 파도가 높을수록 좋아한다. 인생이란 것도 마찬가지이다. 전복만 되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항해는 파도가 높을수록 재미있다는 말이 있다. 긴 수건하나 가지고 옷가지를 백팩에 넣고 바다로 나간다. 바다 모래 위에서 수건을 두르고 옷을 벗고 고무 옷을 갈아 입은 다음 바다로 나간다. 굳이 탈의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자주 다니면서 터득한 기술이다. 어디서든지 수건을 두르고 옷을 벗고 고무 옷을 입는다. 서핑 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에 도가 트였다. 여자고 남자고 할 것 없이 쉽게 수건만 두르고는 벗고 입는다. 서핑을 끝내고서는 가까운 샤워실에서 짠물을 닦고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돌아온다. 보통 두 시간 정도 서핑을 한다. 그러면 모든 피로가 다 풀리고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서핑 하는 청소년들은 주기적으로 바다에 나가야 살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특히 바다를 보아야 가슴이 탁 트인다고 한다. 새벽에 아들 둘이 서핑을 나간다. 갔다오면 아내가 똑 같은 말을 또 한다. “야, 오늘도 너희들처럼 미친 사람들 많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