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1월 22일(주일) 0시 21분 서거했다. 독재에 항거하며 우리사회 민주화를 이끈 정치계의 거목이 쓰러진데 대해 교계는 깊은 애도를 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는 22일 주일예배를 마친 뒤 곧바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이영훈 목사는 “민주화에 큰 업적을 남긴 어른이 갑자기 떠나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 하면 연합, 일치. 민주화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면서 “고인의 뜻을 따라 한국 사회도 진정한 화합을 통해 통일의 시대를 준비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김영주 목사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총무는 “군부독재의 정치적 핍박 속에서 여러 차례 고난을 당하면서도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전 인생을 헌신했다”고 고인을 기억하면서 “다시 권위주의적 독재정권으로 회귀하는 것 같은 이 시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보이셨던 민주화를 향한 결기가 그립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연합은 애도 성명을 내고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교연은 “김 전 대통령은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투신해 이 땅에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열매를 맺은 지도자였다”면서 “정치권 등 사회 각계가 고인이 마지막 유언처럼 남긴,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깊이 새겨 우리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갈등을 봉합하는데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장로 대통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전 대통령은 할아버지 때부터 예수님을 영접한 기독교 가문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평생 신앙생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정계에 진출한 뒤에도 서울 충현교회에 다니며, 집사로서 장로로서 직임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