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또스 거리를 걷고 있는데 조랑말 달구지가 앞에서 굴러가고 있다.달구지에는 예닐곱살 된 작은 아이가 말고삐를 잡고 있다. 빠라이바주 아과 브랑까라는 지역이나 빼르남부꾸주 꾸찌아처럼 부락과 많이 떨어져 있는 산골에는 조랑말 달구지가 물통을 싣고 물을 팔기 위해 운반책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그 식수마저 넉넉히 살수가 없는 가난한 그곳 사람들에게는 받아 놓은 빗물이 아주 고마운 생활수단이 되고 있다. 꾸찌아 교회가 지어지기 전에 까주나무 그늘에서 예배를 드리던 안또니아의 집을 방문했었다. 흙을 덕지덕지 발라 겨우 비를 피하고 주저앉을 것 같은 지붕에 후덥지근한 좁고 어두운 공간에는 고르지 못한 벽에 붙여놓은 엉성한 사진들이 막 떨어질듯 마치 곡예를 하는 듯달려 있었다. 그렇게 살다 간 안또니아의 남편 안또니오가 집 옆에 제멋데로 자란 풀들로 뒤덮인 자기 소유의 땅을 교회당을 지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고단하고 간난한 삶을 마감했다. 몇 년 후에 하나님께서는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오 집사님의 주머니를 여시고 안또니오의 유언을 이루게 하셨다. 이 땅은 부자들은 아흔 아홉 마리의 양들을 어디로 숨겼는지 가난한 자의 하나 밖에 없는 양이 주님께 드려진 것 같은 소중한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부인 안또니아의 집에서 대접 받았던 누런 물 한 컵이 빗물인지 돈을 주고 산 물인지 물어보는 것이 사치같이 느껴져서 큰 희생이라도 한 것처럼 마셨던 자신이 늘 부끄럽다. 이번 선교여행에서 예배가 끝나고 안토니아가 자신의 집에 가자고 몹시 졸라댔다. 날은 어두웠고 갈 길이 멀어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게 애원하는 그녀의 청을 들어 주지 못했는데... 예수님을 모시듯 같이 있고 싶어 했던 그녀의 청을 들어주지 못한 것을 성령님이 꾸짖는 듯 마음이 아팠다. 안토니아의 여동생이며 정신박약인 마리아의 얼굴이, 그리고 집에 가자고 조르던 안또니아의 두 얼굴이 왜? 나의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건가? 바쁘다는 것은 핑계가 아니였을까? 이곳 꾸찌아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빠또스 숙소에 도착하는 것이 좀 늦어지더라도 그들을 기쁘게 할 수 있었는데..... 육신의 고깃덩어리를 위하는 이기주의가 아직도 나의 마음 구석에서 숨을 쉬고 있었다는 말이다. 주님은 세상에 계실 때, 가난한 고아 마리아 자매와 오라비 나사로가 사는 집을 그리고 죄인 세리의 집을 찾아 심방하시면서 사람들이 왕따시킨 이들의 친구가 되셨건만.... 밤이 늦었었지만 왜? 그리 성급하게 돌아왔는지 외롭고 가난한 그들의 빈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어주지 못한 아픔이 이렇게 커질줄 알았더라면? 더 같이 있어줄껄.... 왜? 때때로 난 “껄 껄”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건가?주님은 한 번도 나를 배반치도 않으시고 떠나지도 않으시며 같이 있어주셨건만.... 죄송했다.  다음 번에 다시 그곳에 보내 주시면 그 좁고 컴컴한 공간에서 그들과 함께 주안에서 마음껏 떠들고 놀아주리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빠또스 새벽거리에서 조랑말 달구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주일을 맞았다. 오늘은 거룩한 주일이다. 남편과 준비를 마치고 아침 9시반 김 목사가 장년 성경공부를 빠또스 브라질장로교회에서 시키려고 교회로 향했다. 와우! 교회 식구들이 많이 늘어 있었고 아침 성경공부인데도 교회당이 꽉차 흡사 주일 정규예배를 연상케 했다. 오늘날 모든 교회가 이렇게 모이기를 힘썼으면 얼마나 좋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그리던 얼굴들이요. 남녀 노소를 무론하고 친정 부모라도 만난 듯 안기며 반겨준다. 담임인 레이말 목사 부부는 물론이고 몸이 아픈데도 제낑유 장로 부부도 나오고 장로들과 집사들 그리고 오래전 여전도회 회장을 맡았던 넷네라는 집사와 그의 남편도 뛰어온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에 그들의 표정들과 분위기는 밝은 햇살 같이 빛낫고, 이런 만남의 기쁨을 가진 채 남편 김 목사의 성경 공부는 시작되었다. 말씀이 선포되자 아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시편 128편 1절로 부터 6절에 말씀이였는데,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지도 못한 한국인의 포어가 그들에겐 낯 설지가 않었던 것은 성령님의 은혜요 서로 주안에서 사랑하기에 있을 수 있었던 교감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 보면 지구 정 반대인 브라질 땅 북부 한 구석 촌에서 한국 선교사 김 목사 부부가 하나님의 심부름으로 복음 사역을 시작한지는 이제 20년 째 들어섰지만, 하나님께서 미리 브라질에 이민을 보내셔서 브라질을 보고 배우게 하시며 준비시키신 날들을 합치면 43년이나 되었다. 하나님께서 사역을 시작하게 하시고, 이곳 바또스에도 브라질신학교 건물을 짓게 하시고 주의 종들을 배출케 하셨으며, 40도를 웃도는 이곳에도 베데스다교회의 한국인 청년들과 함께 복음의 씨앗을 뿌리게도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