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국은 시골이 없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가는 곳마다 옛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어릴적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이라는 말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산수는 물론 고국 산천을 뒤덮은 신록의 영양가 있는 윤기나는 산천 초목이 어린시절 벌거벗었던 뒷동산은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손짓하는 형형 색색의 이름 모를 꽃들이 방긋방긋 웃어주는가 하면 공해로 뒤 덮혔다는 도심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공기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뿜어내는 소나무 향기가 아까워서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려고 코를 벌름거리며 열 수 있는 만큼 가슴을 열어본다. 아름다운 나의 조국!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손에서 자라난 생명들이 “하나님은 살아계시다”고 소리치며 생명의 하나님을 자랑하고 있지 않은가? 전라도 구례라는 산지에 땅이 있는 사랑하는 권사님이 언젠가는 전옥마을을 짓고 복음을 위해 살고싶어하는 꿈을 키우며 기도로 준비중이다. 그녀의 배려로 전라도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그리 길지않은 여정이지만 가슴 뭉클한 행복한 순간들을 갖을 수 있었다. 간혹 사역의 연장으로 고국을 방문하기는 했어도 고국을 떠난지 44년이나 된 우리 부부는 “변했다” “발전했다” “옛날의 고국이 아니다”라는 말을 이토록 실감나게 통감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질주하는 자동차 안에서 함께 동행한 인천에 있는 주소망 실버 요양원 원장인 김순옥 권사의 간증은 실로 가슴 떨리는 감동이였다. 그녀가 4살 되던 해 그녀의 엄마가 그녀를 팔로 안으려다가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흐늘거리는 아기의 몸을 느끼고 소스라치게 놀라 병원으로 치달아 받은 병명이 전신 소아마비라는 판정을 받았다니 청천벼락도 이런 벼락이 또 있다는 말인가?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신마비라니..... 온 집은 초상집 같았고 엄마의 아기를 살리려는 몸부림은 시작 되었다.아기는 그때부터 윗목에 밀어 놓은 꿈틀대는 징그러운 동물 같은 존재가 되었고 온갖 방법도 노력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주님을 의지하고 눈물로 지새운 밤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며 병마와의 싸움은 치열했지만 아기가 6살이 되던 해 엄마는 소름끼치는 결단을 했다는 것이다. 2년 간의 세월 병마와 맞서 싸우던 그녀의 엄마가 그녀에게 한 말은 “순옥아! 더 이상 너를 돌볼수가 없구나” 라면서 그녀를 이불에 둘둘 말아 바닷가 모래 위에 버렸단다. 글쎄다 그녀의 엄마의 생각에 평생 사람 구실은 커녕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사느니 차라리 이쯤에서 딸의 생을 끝내주어야 겠다는 마음이었을가? 결단을 내리기 까지 지옥을 얼마나 드나들었을까? 가히 짐작해 본다. 얼마나 아픈 엄마의 사랑일까만 그녀의 결단에 토를 달 자격은 없지만, 아마도 배 아파서 난 자식이 평생을 이렇게 살게 버려둘 수는 없었을찌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서서히 물이 들어와서 불어나기 시작하면 쓸려 내려갈 것을 알면서도 차마 물속으로 던지지는 못하고 모래 위에 누여놓고 돌아선 발걸음! 감히 코에 호흡이 있는 인생이라면 입술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예수 믿는 엄마가 택한 결정을 두고 그 상황에 그녀가 아니기에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지금 차 속에서 간증을 하고 있는 이순옥 원장에게 어떻게 어머니가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은 그녀에게는 그 당시의 그일 까지도 감사하는 믿음의 당당함이 있었기에..... 믿음의 사람은 “하게 하심”의 신앙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모세의 엄마 요게벳의 요행이라도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증을 듣고 있었다웬 은혜인가? 한 귀가하던 발걸음이 그곳을 지나가고 있었으니 하나님은 모세에게 보내신 바로의 공주대신에 그녀를 낳아준 아빠를 보내시고 딸을 보게 하셨다는 말이다. 엄마는 버리고 아빠는 그를 발견하고 물론 다시 집으로 데려갔으니 아기를 향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이 있었음을 그녀가 지금 이렇게 증거하고 있지 않는가? 젖어오는 모래에 왼쪽 귀에 물이 들어가서 지금도 그때 그 일로 왼쪽 귀는 완전히 듣지 못할 뿐 아니라 오른쪽만 사용하다보니 오른쪽 귀도 완전치는 못하다고 했다. 꿈틀데는 버러지 같은 아기가 그 상황에서도 세월은 흐르고 육체는 성장하고 있었다.그녀가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은 “넌 가만히 있어 움직이지마 아무것도 하지마” 라는 말이였다는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네 몸을 못살게 굴어라 잠시도 가만이 있지 말라”라는 음성으로 들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