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 것은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친구의 소개로 아나하임에 있는 Lutheran Bible School의 초청으로 유학( F-1) 비자를 받고 들어왔다.
 1979년 9월 6일 학교 기숙사에 들어갔을 때 이미 나의 방이 다 지정되어 있었고 이미 깨끗하게 정리 정돈이 되어 있었다. 그 시간부터 마음대로 밥도 해 먹을 수 있었고 공부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잘 준비된 일에 놀랐고 또 기분이 좋았다. 들어가기만 하면 되게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여 놓았다. 침대며 책상이며 냉장고며 모든 것들이 아담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만족했다. 그리고 2 년제 성경 대학 이여서 등록금도 비싸지 않고 캠퍼스 생활하면서 미국을 익히기는 안성맞춤이었다. 공부는 이미 한국의 서울 신학 대학에서 공부한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내용은 없지만 영어로 듣고 쓰고 읽고 모두 영어로 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가 되었다. 책을 읽기는 하겠는데 듣고 쓰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그것은 23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역시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이 어렵다. 이 학교에서 1년 동안 공부하다가 다른 학교로 갔는데 한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귀납법적 성경 연구에 대한 것이다. 아주 새로운 것을 공부했고 목회나 교수에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성경 특히 바울 서신과 일반 서신을 공부할 때 저자와 독자로 나누고 당시의 상황을 공부하고 우리 생활에 적용하는 것들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매주 채풀이 있었고 영어로 기도하고 영어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미국 유학 와서 직접 전공 클라스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기초적으로 이런 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나와 같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다 20대였고 그 중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았다.
 좀 더 본격적인 공부를 하려고 아주사 퍼시픽 대학교 신학대학원에 들어갔다. 서울신학 대학교와 자매를 맺었을 뿐 아니라 서울 신학 대학교의 학점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좋았고 또한 교수들이 상당히 친절하고 서울 신학 대학에서 온 학생들을 특별히 생각해 주었다. 영어로 잘못 써도 뜻을 이해했고 또 영어로 말 할 때도 말이 안 되는 말도 그 뜻을 이해했다. 시험 채점이나 레포트 성적을 낼 때에도 영어 보다 그 내용을 보면서 점수를 매겨 주었다. 신학이 일치 하니까 공부를 잘 할 수 있었다. 학위를 받는 일에 한국인과 미국 사람들이 달랐다. M. Div. 신학 석사를 공부하던 중 한인 학생들은 M. A 학위를 원했고 미국인 학생들은 거의 원하지 않았다. 한인 학생들은 M.Div를 하면서 M. A 도 얻을 수 있으니까 두 개의 학위를 가질 수 있어서 원했고 미국 학생들은 M.Div.면 충분한데 왜 M. A를 더 가지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왜냐하면 돈도 조금 더 들고 학점도 더 따야 하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틀린 점이었다. 미국 학생들은 학위 보다 실력 향상에 더 중점을 두고 한인 학생들은 우선 학위부터 생각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