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수돗가에 가서 쌀을 씻고 배추를 씻었다. 허연 쌀뜨물이 수돗가에 흥건히 쏟아졌고 배추 잎, 상추 잎 기타 잎 파리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 백인이 수돗가에 오더니 깜짝 놀라면서 입을 열지 못하고 우리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잘못한 것이다. “누가 이랬어요” “우리가 했습니다” “ 이렇게 버리면 어떻게 해요, 이러는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하는 거여요”“ 물을 떠다가 자기 캠프그라운드에서 해야 돼요” 우리는 그제 서야 알았다. 수돗가가 우리 때문에 지저분해 진 것이다. 우리는 깨끗이 청소하고 원상 복귀시켰다. 창피해서 얼굴이 붉어지고 백인이 보는 앞에서 열심히 청소한 것이다. 통을 가지고 가서 수도 물을 받아다가 우리 캠프장 테이블에서 쌀을 씻고 고기를 다듬고 채소를 씻고 마음대로 했다. 그 다음부터는 캠프 그라운드마다 열심히 눈여겨보았다. 정말 깨끗했다. 지저분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너무너무 깨끗했다. 아아 이래서 미국이 깨끗한 나라 일 수밖에 없구나 라고 생각했다. 우리 수돗가만 더러워져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공공 장소를 깨끗하게 사용하고 있다. 내 것이 아니니까 마음대로 쓰자가 절대 아니고 내 것이 아니니까 깨끗이 쓰자 이다. 샤워실을 공동으로 쓰게 되는 경우 쓴 다음에는 다음 사람을 위해서 깨끗이 닦아 놓아야 하고 세면대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을 흘린 것을 수건으로 닦아 놓아야 한다. 공중 예의, 자연 환경 보호가 얼마나 철저하게 지켜지는지 모른다. 여행을 다니다가 공중 화장실에 전기 밥솥을 꼽아 놓고 밥을 하는 한인들을 본 일이 있다. 경비를 줄이려고 했던 것이다.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자. 우리의 수준이 지금 어디에 이르렀는가?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될 때가 되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특별히 외국에 나와 사는 한인들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을 대표하여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어글리 코리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연을 아끼고 공중 도덕을 지키고 깨끗하게 살아야 한다. 내 것 보다도 공동으로 쓰는 것을 더 아끼고 더 깨끗하게 유지해야 모두가 엔조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친구가 엘에이 남쪽 카타리나 섬 근처에 다이브하러 간 적이 있었다. 배타고 그 근처 물 속에서 전복도 따고 해삼도 따고 고기도 잡았다. 그런데 전복을 여러 마리 잡고 배에서 내리려는데 감시자가 왔다. 잡은 것을 다 보이라는 것이다. 전복 세 개가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벌금 300불을 챠지했다. 집에 가서 해당 기관에 300불을 보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다. 300불 티켓을 떼어 준 다음 이 사람은 그 세 개는 사이즈가 안 맞으니 놓아주어야 한다고 그랬다. 친구는 무심코 그 세 개를 바다 물 속에 던져 넣었다. 감시관은 한참 동안 보더니 그 친구에게 지금 버린 그 전복 세 개를 다 잡아 오라고 했다. 그는 물 속에 다시 들어가서 세 개를 도로 잡아 왔다. 그렇게 버리면 이 전복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잡았던 그 장소로 가서 바위에 살수 있도록 붙이고 오라고 했다. 그래야 그 전복이 잘 살수 있다고 했다. 당신처럼 버리면 뒤집어 져서 죽을 수도 있고 고기 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친구는 다시 배를 타고 전복을 잡았던 그 장소로 가서 물 속에 잠수해서 바위에 붙여 놓고 나온 일이 있다. 전복을 딸 때도 칼을 대서는 안 된다.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규정된 도구로만 사용할 수 있다. 칼을 대고 따다가 못 따면 그 전복이 많이 상하니까 절대 못하게 한다. 얼마나 환경을 잘 보호하고 있는가. 잡고 싶은 대로 다 잡아 버린다면 당신의 후손들은 무엇을 잡을 것인가 라고 말한다. 당신들만 엔죠이 해서 안되고 우리 모두가 엔죠이해야 하고 그래야만 우리 후손들이 엔죠이 할 수 있다고 설명을 했다. 전복을 아무 때나 따는 것이 아니라 전복 따는 계절에만 따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그마한 일에서부터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의 아름다운 산천을 잘 보호하자. 후손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도록 좋은 유산을 물려주자. 우리 세대에 다 쓰고 나면 우리 후손들은 무얼 쓸 것인가. 강의 오염, 바다의 오염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바다가 죽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렇게나 버린 폐수 때문이다.
 정화되지 않은 하수를 바다로 마냥 흘려 보낸다. 미국에서는 정화된 물을 바다로 직접 뽑지 않고 4 마일쯤 배수관으로 뽑고 끝에는 구멍을 사방으로 내서 물이 빠져나가게 한다. 홍수가 나서 바다 오염이 되었으면 신문 방송을 통해 알려 준다. 바다에서 수영이나 서핑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만큼 자연 환경에 신경을 쓰고 있다. 내 고향 제주도 바다도 정화되지 않은 폐수로 상해있는 곳들이 많이 있다.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말은 곧 우리 국민이 오염되었다는 말이다. 한강이 깨끗하려면 먼저 서울 시민이 깨끗해야 한다. 우리 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가 깨끗하려면 우리 국민이 먼저 정화되어야 한다. 장자크 룻소는 “자연은 결코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우리를 속이는 것은 언제나 우리들 자신이다” 라고 말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자. 자연은 결코 자연을 사랑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에게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하자. 그리고 그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고 보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