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목사님, 앞으로 전화하지 마세요
2014/08/22 01:55 입력  |  조회수 :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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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지난 11월 첫 주일에 월넛 지역에 그레이스 성결 교회를 개척했다. 몇 년 동안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목회를 할 수 없었다. 기도하는 가운데 치노 힐스에 정착하면서 교회를 시작했다. 교회 시작하자마자 한 30여명은 족히 올 것이라 생각했다. 과거 이 지역에서 목회했고 또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할 때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Lee 누구도, Kim 누구도 교회 안 나가고 있어요. 목사님 시작하면 다 나갈 거에요” 빨리 시작하고 싶었다. 많이 흥분되었다. 30여명의 신자들과 함께 교회 시작하는 꿈을 그리면서 거창하게 계획을 세웠다. 아들도 목회를 하고 있는데 쩔쩔매는 것을 보면서 어디 한번 아버지의 능력을 보여 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동생들한테도 교회 개척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이미 다른 교회에서 뿌리내리고 신앙생활 잘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돕기가 어렵다고 했다. 나는 동생들한테도 한번 뭔가를 보여 주고 싶었다.
 개척 예배드리는 날 30여명이 왔다. 그러나 우리 교회로 올 사람들이 아니었다. 긍정적인 말을 했던 사람들,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기대했던 사람들은 한 사람도 오지 않았다. 그 다음 주일 4명이 예배드렸다. 나와 아내, 신학생, 동생 한 사람이다. 전화를 하면 개척 시작하기 전의 말과 달랐다. “지금 다니는 교회에 등록했습니다” “앞으로 전화하지 마세요” “미국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주보 보내지 마세요”. 정말 어느 노래 가사처럼 “울고 싶어라” 였다. 나는 개척 교회를 쉽게 생각했다. 교회의 청빙을 받아서 가는 곳마다 성장했기 때문이다. 교회 시작만하면 나를 아는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이 막 몰려 올 것이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스스로 속은 것이었다. 나 자신을 너무나 몰랐다. 한 사람 왔다가 한 두 주일 나오다가 안 나온다. 교회가 멀다는 이야기다. 멀지 않은 거리인데 나오기 싫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했다. 어떤 사람은 교회에 나오겠다고 약속하고서는 못 나온다고 통보해 주었다. 기도, 설교, 전화, 칭찬, 방문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끄떡없다. “이번 주일에는 꼭 나갈게요” “누구도 나온다고 했습니다.” 기대를 잔득했는데 예배 시간이 되어도 안 나타난다. 앞에 앉아서 자꾸 뒤를 쳐다 보았다. 예배 끝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인간적으로 너무나 실망이 되었다. 그러나 기도하는 가운데 두 가지의 깨달음이 왔다. 첫째는 목회의 고난, 특히 개척 교회의 어려움은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둘째로 이것이 기도의 응답이라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상황에서 최선을 주신다는 깨달음이다. 마음이 편해졌다.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고난 속에서 은혜가 더 많았다. 여러 가지 악 조건 속에서도 교회가 성장하리라는 확신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앞으로 전화하지 마세요” “한 두 번 방문했을 뿐입니다” “목사님, 다음 주일부터 못 나옵니다” 무슨 말을 들어도 목회자는 묵묵하게 그 길을 가는 것이다. 예수님처럼. 예수님 마음으로. “그러나 오늘과 내일과 모레는 내가 갈 길을 가야하리니 선지자가 예루살렘 밖에서는 죽는 법이 없느니라”(눅 13:33). 목회를 도우면서 신앙 생활하는 동생들과 성도들이 너무나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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