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인 선교협의회(KWMC) 제22차 전국연차 총회가 지난주 뉴욕에서 열렸다고 한다. 하도 조직이 방대해서 의장인지 회장인지는 분간이 어려우나 뉴욕의 아주 유명한 목회자 한분이 대표의장에 선임되었다고 보도되었다. 이 선교협의회는 4년마다 자기들 말로는 ‘선교 올림픽’이라며 시카고 휘튼 칼리지에 세계 한인선교사들을 불러놓고 부흥회도 열고 세미나, 선교 보고회 등등 화려한 프로그램을 개최해 오고 있다. 오지의 선교사들이 모처럼 미국을 방문하여 선교 정보도 얻고 위로를 경험하며 새롭게 헌신을 결단하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는 뜻에서 이 대회는 그 동안 좋은 평가를 받아 온 것으로 안다. 물론 그 필요한 모든 예산은 미주 한인교회에서 충당되는 것이리라. 그런데 이런 좋은 평가와는 달리 이 단체의 조직을 보노라면 마치 올림픽 조직 같은 웅대함, 계엄령 조직 같은 위압감이 느껴져 자못 거부감을 준다. 미주지역에서 ‘거물 목회자들’이라면 여기 다 모여 있다. 작은 교회 목사들이라면 감히 범접하지 못할 조직처럼 위세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선교를 위해 모인 조직에게서 왜 이런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일까? 방대한 조직으로 모양새를 갖추어 자기네 세를 과시함이 목적이던지 아니면 많은 교회들의 재정적 지원을 얻다보니 그에 상응하는 포지션 하나씩을 챙겨 줘야 된다는 배려 차원인지,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숨은 이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조직이 비대하여 생산적이고 능률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면 또 할 말이 없다. 다다익선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 선교회 역시 도배하듯 유명한 목사들 이름을 줄줄이 진열해 놓고 세를 과시하려는 그 속내가 뻔한 그렇고 그런 단체 중 하나라고 생각되니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뉴욕의 아멘넷 USA 인터넷에 뜬 이 선교회 연차총회를 다룬 기사에선 그 거대한 조직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수많은 자문위원 가운데 K 목사님의 이름이 떡하니 올라 있는 게 아닌가? 아니 이럴 수가! 그 분은 연합감리교 목회자로서 아름다운 이민 목회를 마감하고 수년전 북 캘리포니아 콩코드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별세하셨다. 고인의 이름이 자문위원에 올라 있는 것을 보니 후배인 필자조차도 불쾌하여지거늘 하물며 유족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고인과 나란히 자문위원에 이름이 오른 분들의 심정은 또 어떠할까? 이래도 도배했다는 비판을 나무랄 자격이 있겠는가? 어디 KWMC 뿐이겠는가? 거의 말장난 수준으로 의장, 대회장, 대표회장, 공동대회장, 특별대회장, 상임의장 등등 수많은 감투 이름으로 사람들을 혼란시키는 유치 찬란한 행동은 마치 한국의 부흥사가 자신의 부흥회 실력을 과시라도 하듯이 일 년 부흥회 일정을 신문에 광고 내는 속절없는 명예욕과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도시마다 조직되어 있는 교회 협의회나 목사회 신임 회장단 이름 밑에 꽂감 매달듯 줄지어 나열해 놓고 제대로 모임한번 가져보지 못하는 수많은 분과 위원회 등은 또 어떠한가? 제발 허풍을 자제하자. 작아도 실속 있게 하나님 나라를 넓혀가자. 주님이 가르쳐 주신 누룩의 비유도 모르는가? 알게 모르게 스며들 듯 일하자. 새로 선출된 대표회장은 고인의 명예 훼손으로 고소당하기 전에 우선 K목사님의 유족부터 찾아가 진정한 사과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ammicj@hanmail.net
"남미복음신문" 브라질 유일 한인 기독교 신문(nammicj.net) - copyright ⓒ 남미복음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남미복음신문(http://nammicj.net) | 창간일 : 2005년 12월 2일 | 발행인 : 박주성 주소 : Rua Guarani, 266 1°andar-Bom Retiro, São Paulo, SP, BRASIL 기사제보 및 문서선교후원, 광고문의(박주성) : (55-11) 99955-9846nammicj@hanmail.net
Copyright ⓒ 2005-2024 nammicj.net All right reserved.
남미복음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