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영화 속 구원의 신앙 37: 백룸(3)
2026/06/27 02:30 입력  |  조회수 : 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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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형식

 이 영화를 좀더 잘 즐기기 위해 알고 있으면 좋은 상식 하나를 더 소개하자면, 그것은 이 『백룸』이 이른바 ‘파운드 푸티지’ 형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이다. 

 ‘파운드 푸티지’란 우연히 발견된 출처 불명의 영상 개념으로 만들어진, 말하자면 페이크 다큐멘터리, 일명 ‘모큐멘터리’이다. 즉, 작품 자체는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촬영을 마치 다큐멘터리와 같이 했다는 뜻이다. 보통 손으로 들고 영상을 촬영하는 핸드 홀드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CCTV와 같은 고정 카메라를 쓰기도 한다. 

 이 형식으로 공포 영화를 만들면, ‘사람들은 사라졌는데 - 아마도 살해당해서 - 이 영상만 발견되었다’는 식의 전제가 깔리게 된다. 그래서 몰입감이 훨씬 더 하게 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이 기법으로 촬영되어 큰 흥행을 거둔 첫 작품은 1998년 작 『블레어 위치(The Blair Witch Project』이다. 

 2022년 1월 7일부터 4chan에 올라오기 시작한 케인 파슨스의 백룸 시리즈도 바로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영상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첫 영상 제작 당시 16세이던 그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영상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20개 남짓한 동영상들이 각 8천 6백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자 헐리우드 영화사 A24의 주목을 끌었고, 그들은 마침내 케인 파슨스 본인을 감독과 작가로 고용하여 영화 『백룸』을 실사화 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하게 되는데, 1천만 달러 미만의 제작비로 무려 2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둔 것이다. 참고로 이 A24 영화사는 2021년 『미나리』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졌다. 

 영화 『백룸(2026)』: 왜 공포스러운가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 안으로 들어가보자. 앞서 말했듯이, ‘백룸’의 주인공은 - 케인 파슨스의 원작 시리즈이든 금년에 나온 그의 영화이든 간에 - 바로 ‘공간’이다. 그리고 이 ‘백룸’은 이 ‘공간’의 공포를 포착하고 있다. 그래서 ‘백룸’ 이야기가 도시 괴담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이 ‘백룸’이라는 공간이 공포스러울까. 그것은 주로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 ‘백룸’ 안의 공간들은 우리가 어딘가에서 본 장소들이다. 적어도, 그런 곳과 닮아 있다. 그러나 그 공간들은, 비록 우리에게 친숙한 장소와 닮은 곳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약간 어색하다. 아니, 약간 이상하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괴하게 뒤틀려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둘째, 그러한 친숙한 공간에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 없다는 것이다. 사무실이긴 하지만 가구들만 있고, 가정집이긴 하지만 사람이 없고, 풀장이지만 물놀이의 즐거움이 없다. 말 그대로, 아무도 없다. 직장 동료들이 퇴근한 후 저녁에 커다란 회사 사무실에서 혼자 숙직을 해 본 경험이 있거나, 교인들이 다 각자의 집에 돌아간 후 텅 빈 교회 본당에 혼자 들어가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공간의 공포가 무엇인지 알 것이다. 

 셋째, 없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닥에 반쯤 박힌 의자나 얼굴이 일그러진 사람들, 그리고… ‘엔티티(entity)’라 불리는 괴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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