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영화 속 구원의 신앙 35: 백룸(1)
2026/06/13 01:40 입력  |  조회수 : 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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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구원 서사: 죄와 구속

 지금까지 우리는 서구 문화권의 주요 문학작품인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 또는 『매트릭스 1』과 같은 영화를 통하여, 그들의 서사에는 항상 기독교적 영향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았다. 즉, 죄 또는 죄책감과 그에 따른 회개 또는 후회가 서사의 시작이며, 그로부터 용서를 받고 마침내는 해방되는 것으로 서사가 끝난다. 그러나 그 과정은 실로 위험천만한 여정이며 극단적으로 고통스러운 환난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바로 이 과정을 겪음으로써 주인공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고 구원으로 나아가게 된다. 실제로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진정한 행복한 결말이 아닌가?

 그런데 이 서사들을 뒷받침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공간’이다. 『반지의 제왕』은 ‘중간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고, 『나니아 연대기』는 ‘나니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다. 또 『매트릭스 1』은 ‘매트릭스’에서 진행되는 서사이다. 이 세 이야기 모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다른 공간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차이점도 존재한다. ‘중간계’는 - 『반지의 제왕』의 저자 J. R. R. 톨킨의 설정에 따르면 - 지금 존재하는 지구의 머나먼 과거의 모습이다. ‘나니아’는 서사를 구성하는 여러가지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한 공간이다. ‘매트릭스’는 인간을 조종하는 기계들이 주입한 가상현실이다. 

 왜 그런가? 성경의 구원 서사가 ‘천국’ 또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계는 ‘이 세상’이라는 적대적인 공간과 서로 대치하며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항과 전쟁은 불가피하다. 중간계에서는 서쪽에서 온 누메노르인들과 북부의 로한인들이 동부와 남부의 오르크들과 인간들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이 일어나고, 나니아에서는 말하는 동물들로 구성된 나니아 백성과 그들의 믿음과 자유를 위협하는 하얀 마녀나 미라즈, 또는 거인들이나 칼로르멘 사람들 간의 전쟁이 발생한다. 또 매트릭스에서는 가상현실 안에 인간들을 가두어 놓으려는 기계들과 이에 저항하는 인간들 사이에서 발발한 전쟁이다.

 그리고 이 전쟁이 끝나면, 그 결과로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세상이나 더 행복한 현실이 도래하게 된다. 이것을 가져오는 자가 바로 ‘구세주’이다. 중간계에서는 간달프와 아라고른이, 나니아에서는 사자 아슬란이, 그리고 매트릭스에서는 네오가 그 역할을 담당하였다. 

 영화 백룸(2026): 공간에 대한 서사

 그러므로 서구 문화권에서 이러한 대서사(epic)는 대개 주인공, 특히 구세주적 영웅을 중심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공간은 그 위대한 서사의 무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최근에 ‘공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한 편이 나왔다. 바로 ‘백룸(Backrooms)’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좀 특이하다. 우리가 앞서 보아온 『매트릭스 1』과 분명 ‘공간’에 대한 동일한 개념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특정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의 서사가 아니라, 이 ‘공간’ 즉 이 ‘백룸’이라는 공간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드러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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