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중 선교사(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박사)
브라질은 대국이다. 광활한 영토와 풍부한 천연자원. 다양한 인종과 2억명이 넘는 남미 최대의 내수시장. 제3세계를 대표하는 지정학적 중요성까지. 글로벌 경제구조에서 대국 브라질의 독보적인 위치다. 큰 나라일수록 살림을 위한 통계가 필수다. 모세는 시내 광야에서 이스라엘 지파의 전쟁자원을 계수했다. 가나안 정복전쟁의 군사 조직을 마련하고 이후 각 지파 땅 분배의 기본이 되었다. 강한 나라가 된 유다왕국의 다윗은 군사력과 국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구조사를 실시했다.
사람과 사물이 그냥 있다고 말하는 것과 구체화하고 분석하여 숫자로 말하는 것은 다르다. 인류는 집단을 이루고 살면서부터 땅을 파악하고 다른 땅을 차지하기 위해, 잉여재산을 축적하고 관리하기 위해, 군대를 조직하고 지원하기 위해 통계를 사용했다. 작은 공동체에서부터 도시국가에 이르기까지 정치, 경제, 사회의 현실을 파악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미래를 예측하기 숫자와 수치는 필수적이다.
국가지리통계연구소(IBGE)는 브라질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사회를 담고 사회를 닮은 거울이다. 경제, 사회, 문화, 지리, 환경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생산한다. 자료는 정책수립과 의사결정에 사용된다. 우리는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브라질사람과 사회를 숫자와 수치를 통해 더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다.
IBGE는 1936년 바르가스 정부시절 공식적으로 설립되었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인구조사다. 10년마다 수백만의 가구를 직접 방문해 국가의 생활 상황을 파악한다. 공중보건, 교육상황, 주거상태와 같은 사회경제적 현실을 통계화 한다.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광범위국가소비자물가지수(IPCA)와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경제지표는 브라질 경제의 거울이다. 고용, 실업, 소득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IBGE는 2023년부터 심각한 내부위기에 직면해 왔다. 신뢰성의 문제다. 기관의 연구자들과 수장 마르시오 포쉬만과의 갈등이 있었다. 룰라가 임명한 이 경제학자는 권위주의 리더십과 정치적 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상황에서 올해1월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담당하는 헤베까 팔리스를 해고했다. 불안한 국제정세와 물가인상에 휘청이는 브라질을 그나마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통계가 정치적 입김과 통계의 기술적 조작과 누락으로 신뢰를 잃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브라질같이 농축산업, 원자재수출, 대규모 내수 시장이 특징인 경제구조는 시장에 맏기기 보다 국가의 적재적소의 정책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효과적이다.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과 15% 고금리 시대에도 국가경제가 유지는 것은 2억명의 내수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을 보여주는 IPCA와 GDP같은 통계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현 상황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IBGE는 국가경영의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