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길에서)이성과 감성
2023/03/24 01:13 입력  |  조회수 :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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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순 권사(배우리한글학교장, 연합교회)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는 선생이 부여잡고 가는 교재는 어쨌거나 전 세계 한글학교 교사들이 곳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재외 동포를 위한 한국어 책인데 이번 주에 가르칠 제목이 ‘나의 성격 유형’ 입니다. 제목만 봐도 사람의 여러가지 성격에 대한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 질 거라는 예상은 했으나 성격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의 행동들을 어떻게 일일이 설명해야 하고 이해시켜야 할지, 어떤 방법으로 풀이해야 쉬운 수업이 될지...... 고민은 잠깐 뒤로 한 채 어차피 넘어갈 수 없는 과제이기에 일단 열심히 수업 자료를 만들어 부딪쳐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양면의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때가 종종 있지요. 하나를 놓고 결정할 때에는 ‘네’와 ‘아니요’면 그만이지만 둘 중에 하나 만을 취해야 하는 경우에 즉각적인 판단이 망설이게 되는 순간이 더러 있습니다. 쉬운 예로 중식의 대표 음식 ‘짜장면과 짬뽕을 두고 무엇을 먹을까? 순간의 갈등을 하기도 하고 탕수육의 소스를 찍어 먹을까, 부어 먹을까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행어인 찍먹과 부먹이 등장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또 있지요? 물냉면과 비빔냉면도 같은 예입니다. 우스운 얘깃거리지만 실상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인데 결국엔 자기 스타일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니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맞고 틀림에 문제도 아니니까 개인의 취향으로 돌리면 그만입니다.

 인성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본다면 감성과 이성인데요, 감성은 자극에 대해 마음이나 감각이 느끼고 반응하는 것이라면 이성은 올바른 가치와 지식을 가지고 논리에 맞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겠습니다.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명작 ‘이성과 감성’은 두 자매의 각기 다른 인성에 대해 비교할 수 있도록 얘기가 전개되는데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던 엘리너와 감정에만 치우쳐 주변을 배려할 줄 몰랐던 메리엔 두 자매가 삶에 불행을 겪지만 결국엔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찾고 진실한 사랑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독자들에게 잘 보여줍니다. 인간에게 공존하는 이성과 감성, 둘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귀결로 끝나는데 인간의 두 인성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면서 인간 삶의 소중한 양면적 가치로 여겨진다는 것을 소설로 잘 보여준 역작입니다. 사람에 대해 평가할 때 ‘그 사람 참 성격이 좋다’라고 무난한 칭찬을 합니다. 기준점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저는 성격이 참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지요. 왜냐하면 성격을 판단하는 일은 본인이 결정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저는 수업을 하면서 내내 각 사람의 장점을 들어 칭찬하느라 바빴습니다. 성격이 다르면서도 같고 같으면서도 다른 우리 친구들, 모두 사랑합니다. 감성과 이성의 균형을 이루느라 아주 애쓴, 진땀 흘린 수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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