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어느 설날 풍경 스케치
2023/01/12 23:38 입력  |  조회수 :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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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해마다 모이는 정월 초하루 모임이 금년에도 정월 초이틀 오전에 모였습니다. 가장인 박동주 목사는 먼저 하늘나라에 불려갔지만 홀로 남은 이금숙 선교사가 지키고 있는 널찍한 거실에서 모였습니다.

 네 댓 가정이 함께 나눠 준비한 신정 떡국 잔치

 목사님이 안 계시니 썰렁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아니겠지만 만두와 떡국을 미리 준비해 놓고 각 가정이 맡은바 음식들을 한 가지씩 들고 와서 합체한 정월 초하루 떡국잔치입니다. 해마다 정초가 되면 모이는 식구들 특별히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나 세뱃돈도 준비하고 윷과 말판을 큼직하게 준비해서 하루를 즐겼습니다. 유권사님, 오전에는 멀리서 가까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함께 나눌 음식들을 싸들고 모입니다. 그리고 바로 세 패로 나눠집니다. 아이들은 거실에서 핸드폰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왁자지껄 합니다. 그리고 한 패는 널찍한 차고에서 숯불을 피우고 소 닭 돼지고기와 소시지를 굽습니다. 식지 않게 스치로폼 박스에 넣고 뚜껑을 닫아 식사 전까지 따뜻함과 촉촉함을 유지합니다. 여성들은 주방에 모여서 서로가 준비한 것들을 꺼내서 상차림을 풍성하게 합니다. 

 한편으로 거실 탁자에는 새 식탁보가 깔리고 접는 탁자도 더 펴서 온 식구가 앉을 자리를 마련하고 부엌에서 음식을 날라 한상 차림을 마칩니다. 아이들의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하는 식사 찬양을 부르면서 자리에 앉고 몇 년 계속 식기도 담당인 제가 기도하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늘 모이는 네댓 가정 중에 장인어른 칠순잔치에 맞춰 한국에 간 이 선교사와 가족들까지 넷이 빠지고, 한국에서 군대를 전역한 아들과 아마존학교에서 방학을 맞아 나온 아들을 동반하고 온 박선교사 가정, 정초를 엄마와 함께 지내기 위해 온 박동주 목사 큰 아들 형우가 있어 듬직했습니다.

 세뱃돈과 가족대항 윷놀이

 유권사님, 이국땅에서 연초에 떡만둣국을 함께 먹고, 아이들의 세배를 받고 덕담이 오가는 것은 생각만 해도 흐뭇한 풍경입니다. 미리 아이들의 얼굴을 생각하며 선물이나 세뱃돈을 준비하는 것도 참 해외에서의 낭만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받았던 것과 비슷한 과자 종합선물세트를 준비했습니다. 우리는 한해 벽두에 거기 참석한 모든 이들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외치며 싱글벙글 맞절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한쪽 벽에 앉고 가정별로 아이들이 세배했습니다. 준비한 선물을 아이들에게 안겨주고 안아주었습니다. 엠케이(MK)도 하나님께서 부르신 것이니 잘 하자! 시험에 들지 말고, 알았지!

 그리고 가족별 윷놀이가 이어졌습니다. 물고 물리는 네 가정의 숨 막히는 말판 위의 전쟁은 계속되고 그래도 결국 승부가 납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아이들의 성격이 네 가락의 윷에 투영되고 결국 판돈이 아이스크림으로 바뀌며 즐거움을 더합니다. 늘 빙그레 웃으며 선교사 모임의 리더십을 발휘했던 박동주 목사가 유난히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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