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1. 『반지의 제왕』

 한 작품이 처음 선보인 지 50년이 넘어 70년이 다 된 시점에서도 끊임없이 회자되고, 여전히 많은 부수가 판매되고, 여러 형태의 게임으로 만들어지며, 총 상영시간이 3-4시간이나 되는 영화 세 편으로 촬영되고, 심지어는 드라마로도 제작된다면, 그것은 가히 고전이라 할 만하다. 

 『반지의 제왕』 이라는 제목의 삼부작 소설이 바로 그러하다. 1954년에 초판이 발매된 후 지금까지 전 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부가 넘게 팔렸으며, 이 작품을 소재로 수많은 게임이 개발되어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거두고 있다. 또 2001-2003년에는 삼부작 영화로 실사화 되어 영화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았고, 그런가 하면 2022년에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드라마로 제작, 현재 절찬 방영 중에 있다. 말 그대로 동서고금의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는, 실로 위대한 소설인 것이다.

 2. 기독교와 『반지의 제왕』 

 이 대단한 작품의 저자는 J. R. R. 톨킨으로, 옥스퍼드 대학교의 영문학 교수였다. 그는 청소년일 때부터 ‘중간계(Middle-Earth)’라고 하는 가상적 세계를 창조하기 시작하여 죽기 직전까지 이 작업에 매진하였다. 이 일에서, 그는 두 가지 대 전제를 가지고 시작하였는데, 첫째는 자신이 하위 또는 제 2차 창조자로서 중간계라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과, 둘째는 이 하위 창조물을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기초하여 만든다는 것이었다. 

 톨킨이 자신을 하위 창조자 또는 제 2차 창조자로 인식한다는 것은 자기가 창의력을 가진 피조물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으로, 이것은 그에게 있어서 필연적으로 자신의 마음 깊이 자리하고 있는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즉, 중간계를 창조하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두 가지 대 전제는 서로 연결된 것이며, 고백적인 것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로마 카톨릭으로 개종하기 전까지 개신교회 교인이었고, 성경적-개신교적 관점으로 형성된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반지의 제왕』에 대한 한 인터뷰에서, “나의 작품은 신앙에서 출발했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기독교적 작품입니다” 라 했고, 어느 독자에게 쓴 편지에서는, “나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창조와 타락에 관한 것입니다” 라고 썼다. 

 3. 구원론, 그리고 『반지의 제왕』

실제로 그는 회의적 무신론자인 자신의 친구 C. S. 루이스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도록 이끌었다. 톨킨과 루이스는 위대한 역사 이야기나 무용담과 같은 모험 전설을 좋아하였는데, 어느 날 톨킨이 문득 이렇게 말한 것이다. “위대한 역사가 동시에 위대한 전설이라면 어떻겠나? 그런데 그런 것이 실제로 존재하네. 바로 복음서가 그렇다네. 자네는 북유럽 신화에는 그토록 역사적 신빙성을 두면서, 왜 성경을 믿는 것에 그토록 인색한가?” 이 말이 루이스의 마음을 크게 기울게 하였고, 마침내 그는 회심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신앙과 성경에 대한 『나니아 연대기』 7부작을 썼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창조와 타락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구원에도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글도, 이 작품을 바라보는 매우 다양한 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구원론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