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6월 6일 월요일은 제67회 현충일로 후손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잊지 않고 기념하며 감사하는 뜻이 있다. 그런데 나는 이날을 생각 없이 지내고 후회를 했다 나의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 갇혀 고난받으셔서 나는 독립유공자 후손이 되어 국가 보훈처에서 6월 6일 국립묘지 참배 초청장을 받았으나 아침에 비도 오고 하여 가지 않았다. 그리고 태극기 조기 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오전 10시에 사이렌이 울리면 묵념하는 것도 잊어버렸다. 일전에 보훈처에서 생활용품을 보내드리겠다고 하고는 한 달이 지나도 안 와서 나는 전화로 담당자에게 “아니 지난번에 생활용품 보내 준다면서 왜 안 보내나요?” 하면서 따지듯이 물었더니 담당자가 “선생님 죄송합니다. 물건이 늦게 도착해서 곧 보내드리겠습니다” 하며 죄를 지은 것처럼 용서를 구했는데 받아 먹는 것은 이렇게 잘 챙기면서 기념일은 제대로 기억도 못하니 참으로 부끄럽고 못된 후손이다. 그래서 달력마다 국경일에는 붉은 사인펜으로 크게 동그랗게 그리고 그 밑에 “국기 게양”하고 써놓았다. 지난 3월에 마산에 있는 할아버지 묘소를 국립묘지로 옮길까 생각하다 생각을 바꾸었다. 왜냐하면 지금 할아버지가 그 무덤에 있지 않고 이미 천국에 가 계시기 때문이다. 영국의 물리학자였던 올리버 로지 경의 아들이 1차 대전 때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그의 아들이 전사하기 전 보낸 편지에 “사람들이 제 무덤에 오지 마시라고 하세요. 저는 거기 없을 거니까요”라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아우구스티스(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는 “내가 죽거든 아무데나 묻어다오 하나님께서는 멀고 가까운 곳이 없느니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신사참배를 주동한 까닭에 감옥에 간 주기철 목사가 며칠 후에 풀려났을 때 주목사의 부인 오정모 사모는 남편을 질책하며 “다시 감옥에 들어가 죽으라”고 쏘아붙인 일화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수년 전에 한국의 성결교단에 속한 에덴 교회 성도 200여 명이 인체 조직 기증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한국의 통계를 보면 한 해 인체 조직 기증자가 수백 명 정도라고 하니 200여 명이 한꺼번에 생명 나눔 서약을 한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인체 조직 기증은 사망 후에 연골 등 뼈나 피부, 심장 판막, 혈관, 인대 등이 망가진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으로 한 사람이 100가지 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고 한다. 예수님은 요15장 13절에서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 하셨다. 그러나 나는 살아서 순교는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죽음 후에 장기 기증이나 나의 몸을 해부용으로 내놓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래서 하나님께 나의 소명이 다 끝나면 건강할 때 데려가시도록 기도하고 있다. 그래야 건강한 내 장기를 많이 나누어 줄 수 있지 않은가. 

만일 아내가 나보다 더 오래 산다면 아내에게나 자녀들에게 이것을 유언으로 남기려고 한다. 다만 내 장기를 받는 사람에게 이것만은 꼭 전해달라고 할 것이다 “나는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입니다. 

 내 장기를 받은 당신이 예수님을 믿는 분이라면 더 잘 믿으시고 꼭 죽을 때 다른 사람에게 장기를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지 않는 분이라면 꼭 예수님을 믿으셔서 구원받기 바랍니다.” 라고 글로 써서 전해 달라고 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죽음 후에 순교`라고 말하고 싶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