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신앙생활의 동맥경화를 생각한다
2022/06/16 23:19 입력  |  조회수 : 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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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늘 주말이 되면 교회 청소를 하고 주일을 맞습니다. 격주로 교회에 와서 청소를 하는 신실한 자매 바네사와 00이 심각한 표정으로 올라와서 하수도가 막혀서 교육관 바닥이 흥건하다고 알려왔습니다. 교회 부엌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하수관로가 막히고 그래서 아래층 바닥이 흥건하다는 것입니다. 

 재작년 교회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두꺼운 관로가 끝나는 지점에 간이 정화조 시설과 언제든지 열어볼 수 있도록 하는 뚜껑을 설치하는 공사를 할 때 한국과 공법이 달라서 갸우뚱 했는데 이런 경우를 대비한 것이란 깨달음이 왔습니다.

 바네사(Vanessa), 발지네리(Valdineri) 자매님 감사해요

 유권사님, 브라질은 늘 더운 곳이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온수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름기가 하수도를 통해 내려가면서 쌓이고 굳어져서 하수도가 막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7주를 지내는 동안 하수도를 사용하지 않아서 기름기가 하수도에서 굳어 막히고 윗층에서 설거지를 하고 흘린 물이 넘쳐난 것입니다. 오래 집을 비운 경우나 기름기로 막힌 하수도에 가끔 베르데(Verde)란 기름기 제거제를 하수도에 흘려보내는 것이 이곳의 관행이고 슈퍼마켓에서 세제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바네사가 청소하다 말고 올라와서 슈퍼마켓이나 청소용품 판매점에서 베르데를 구해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인 나는 메모지를 들고 수퍼에 가려고 했더니 잠시 기다려 보라고 일단 응급조치를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수관로와 연결된 뚜껑을 열고 딱딱하게 굳은 기름기 층을 제거했습니다. 위에서 뜨거운 물을 몇 번 부어서 잘 내려가게 했습니다. 몇 년 전 박동주 목사와 에떼바우드 형제가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이 하수관로를 설치하면서 아래층 하수도와 연결되는 부근에 정화조를 설치하고 둥근 뚜껑을 만든 이유를 알게 된 것입니다. 평생 배워도 다 못 배운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유권사님, 우리 몸에도 불필요한 기름기가 많으면 동맥경화가 생기고 핏줄이 막혀서 반신불수가 되기도 하고 심장으로 가는 관에 기름기가 많아져서 심장마비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서 사타구니 부근의 두꺼운 혈관을 뚫고 스프링같은 기구를 넣어서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신앙적으로 생각해보면 하수도의 기름기가 굳는 것과 같이 우리 삶에서 매일매일 회개하지 않고 신앙을 멀리하고 나 잘났다고 교만하게 생활하다가 결국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동맥경화의 경고를 받아도 회개는커녕 나 몰라라 아랑곳하지 않는 게 대부분의 인생들입니다. 

 유권사님, 저는 이런 일이 처음인지라 이런 경우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사람을 불러서 하수관을 청소하면 수백헤알에서 천헤알까지 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청소하는 분들이 그 문제를 해결해준 것입니다. 그래서 청소비에 하수관 정화비용까지 더해서 청구하도록 했고 그분들의 양심적인 모습에서 제가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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