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일 설날 아침부터 함박눈이 내리는 도로를 뚫고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토론토를 거쳐 상파울루에 도착하고 보니 너무나도 긴 여정이었습니다. 그리운 사람들과 브라질, 그리고 자녀들을 본다는 들뜬 마음과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이곳 저곳 둘러보는 것 자체가 마음의 힐링이었습니다.
지난 1년 반 전에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가득한 채 사역이 한국에 열려서 가게 되었습니다. 브라질에 대한 뉴스가 나오기만 하면 여기저기 익숙한 곳들과 사람들을 기억해 내는 일들이 잦았습니다. 여전히 마음이 이곳 브라질에 많이 남아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면서 한국생활에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사역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도 있었지만, 모든 분들이 소중했고 사역마다 주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었다는 것을 돌아간 뒤에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봉헤찌로에 도착하고 보니 한인사회가 많이 위축되고 많은 분들이 브라질을 떠난 모습, 그리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 한켠이 뭔지 모를 울컥함이 있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움을 경험한 분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소망이 있기를 주님께 기도를 올렸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시고 또한 서울교회에서는 2주간 말씀의 봉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이 주신 사명이기에 말씀을 증거하면서 은혜를 나누고 새로운 주님의 복주심을 바라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기도하게 됩니다.
상파울루 뿐만 아니라, 항상 미안하고 마음 한켠에 남아 있는 ‘삐라시까바 샬롬교회’에도 방문하였습니다. 상파울루와 달리 그곳은 주재원들을 중심으로 남아 있는 공동체입니다. 현대 자동차의 영향 하에 있기에 예배 공동체로 모이지 못하다가 지난 해 말에 모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으로 기뻤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예배당은 반납을 했지만 귀한 집사님이 자신의 사업장을 열어서 에배장소로 헌신하시고, 새생명교회 최재준 목사님과 이따뻬바의 유영신 선교사님께서 말씀으로 섬겨주신다기에 참으로 아름다운 교포교회와 선교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교포사회가 고립되어 있는 지역의 교회를 섬기는 모습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연합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서 사역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한편으로는 조금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교회와 성도들을 책임지시고 인도하신다는 믿음의 확신을 다시금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삐라시까바는 성장하기도 쉽지 않은 곳이고 교포사회와 깊은 연관성이 없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사모하는 이들이 주님의 첫 사랑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여전히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으로 귀임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지키면서 주님의 첫 사랑에 대한 고백을 하고 있는 분들이셨습니다. 또한 브라질 노회에서도 삐라시까바 샬롬교회를 위해서 돕고자 하는 마음을 확인했기에 더욱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와 경제위축이 언제 해결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어려운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분명히 해결해주시고 은혜와 복을 주시리라 믿습니다. 비록 고국에 돌아가서 사역을 감당하더라도 교포교회와 선교 사역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샬롬^^
심석현 목사(주안애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