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불평등 

 브라질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입니다. 불평등은 인생의 출발선이 다른 것이지요. 출발선이 다르면 골인지점도 다릅니다. 출발선은 부모의 배경입니다. 부모가 집과 차,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랍니다. 좋은 영양을 공급 받고, 좋은 교육을 받아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가질 확률이 높습니다. 거주지도 중요하지요. 부모의 집이 부촌에 있으면 더 안전한 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환경의 친구를 만나고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부모가 가진 것이 없으면 아이들은 불우한 환경에 놓입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 몸에 안 좋은 값싼 음식을 먹고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교육에 관심없는 부모나 이혼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진학 할 확률이 적습니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그저그런 대학을 나와 최저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불편한 진실은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브라질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불평등을 고쳐야 한다고 하지만 과연 너와 내가 평등해지면 브라질이라는 나라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야지만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라도 유지할 수 있지 않습니까. 역사적으로 구조적으로 다수의 못 가진자들은 소수의 많이 가진자들을 위해서 존재했습니다. 현재도 다르지 않습니다. 브라질은 10명 중 3명만 잘 살면 되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7명은 3명을 위해서 존재할 뿐입니다. 

 민주주의와 좌파정권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민주주의, 사회주의, 좌파정권, 우파정권이 할 수 있을까요. 브라질에서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미국, 유럽, 그리고 한국의 그것과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까요. 브라질의 민주주의도 자본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민주주의라 불릴 만 합니다. 산업이 중심이 되는 선진국형 민주주의는 미국과 유럽에서 발견되지요. 그러나 브라질, 칠레, 우루과이와 같은 남미의 민주주의는 사회 민주주의라고 불립니다. 강력한 사회정책을 추구하고 높은 경제성장률이 답보되어야 하지요. 브라질 민주주의의 과정은 표면적으로 불평등을 감소시켰습니다. 1964년부터 1985년까지 20년간 지속된 권위주의 군사정권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을 부추겼습니다. 다른 개발도상국과 같이 잔인한 학살과 피를 흘린 경험은 없지만 언론탄압, 시민사회운동의 둔화, 가톨릭교회와의 밀실정치는 성장과 균형발전의 씨앗을 약화시켰습니다. 더욱이 시민의식, 교육의 기회, 자주적 성장 모델을 학습할 기회를 놓쳤버렸습니다. 1989년 직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선출되고 민주주의가 자연스럽게 시작되었지만 민주주의의 시작은 곧 좌파정부의 등장이었습니다. 카르도주, 룰라, 지우마로 이어지는 정권은 소득의 재분배와 사회정책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성장보다 분배였습니다. 권력기반이 엘리트가 아니라 민중이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다수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지요. 강력한 사회정책을 통해 소득불평등과 빈곤지수를 줄이고 지역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장기적 경제성장 플랜과 불평등을 꾸준히 개선하는 산업구조를 만들지는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좌파와 우파 그리고 중도세력까지 불평등의 문제를 놓고 건전하게 경쟁하는 정치문화가 불가능하게 된 부작용도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우파정권도 불평등의 문제에 있어서는 해결방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불평등의 문제를 누가 개선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