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대한민국 목포의 상리교회 홍석기 목사가 보이뚜바 선교센터 안명권 목사를 파송한 후 파송교회 목사로 선교지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안식년 휴가를 겸해서 선교지에서 노동도 같이 하고 비전을 나누면서 석 달 가까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드디어 8월 말에 안식년 휴가를 마치고 목포로 돌아가기 전에 어떤 분인지 사귀고 싶었습니다. 

 이십여 년 전에 상파우르에서 4년 넘게 지구촌 열린교회에서 한인목회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가 한국교회에 가서도 남미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고 교회가 브라질에 선교센터를 마련하고 안명권 목사를 포함한 세 명의 선교사를 파송해서 공동체가 하는 선교를 구상한다는 것입니다.

 홍석기 목사 내외와 안명권 목사 가정의 방문

 그 이야기를 듣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선교사 가정이 세 가정이면 외롭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안선교사가 살고 있는 선교센터는 전에 요양병원으로 쓰던 여러 동의 건물이 커다란 울타리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곳으로 안선교사 가정이 먼저 이사를 했고 두 선교사가 와서 살 숙소를 새로 지었습니다. 

 안목사가 보이뚜바 시내에 개척해서 예배를 드리던 현지인 교회는 선교센터 채플로 이사를 했습니다. 제일 먼저 파송해서 5년차를 맞은 안목사 가정이 선발대가 된 셈입니다. 현지인 교회를 잘 일구고 부흥한 토대 위에 새로운 선교사들을 파송해서 협력선교를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파송선교사인 안명권 목사와 합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안식년을 브라질에서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두 가정이 몇 개월 한 솥밥 먹으면서 함께 브라질 선교정책을 공유하고 8월 말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입니다.

 궁금했습니다. 안목사가 이야기하는 당신 파송교회 목사는 어떤 분이신가? 어떤 생각을 가지신 분이신가? 선교센터를 중심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등등이 말입니다. 난 브라질선교교회 담임목사로 와서 나를 파송하거나 비전을 함께 할 파송교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안목사가 부럽기도 하고 그런 경우 어떻게 업무를 협조하고 비전을 나누는가 하는 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런 말씀을 듣기 위해서는 아브라함처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면서 듣는 것이 성서적입니다.

 한국적인 음식과 브라질 메뉴를 함께 대접하고

 한국적인 음식, 브라질적인 음식, 그리고 모두가 좋아하는 커피로 콘셉트를 정했습니다. 수박주스로 입을 추기고, 간장양념 숯불구이와 브라질의 소시지인 각종 링귀사를 메인으로, 브라질식 치즈 듬뿍 넣은 ‘콜리플라워그라탱’에 배추우거지 된장국으로 느끼함을 잡고, 후식으로는 식혜, 그리고 차가운 더치커피로 입가심을 한다는 계획을 아내와 함께 구상하고 한숙녀 집사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숯불구이 달인인 정석윤 집사와 최명호 집사 둘이 다 상파우르에서 일들을 하고 있어서 피라시카바에 있는 한승호 성도가 동원되었습니다. 안명권 목사네 다섯 식구, 홍석기 목사 내외, 우리 내외, 한승호 성도와 한숙녀 집사 등 모두가 11명입니다. 

 최근에 연못을 파고 물풀을 심고 있는 아래층 교회 부지에 쳐둔 천막 안에 식탁을 만들고 장의자 3개를 탁자 주변에 배치했습니다. 탁자 앞 사각테이블에는 준비된 음식을 놓고 각자가 필요한 만큼 가져다가 드시도록 뷔페식으로 했습니다. 맛있다고 연신 감탄하는 식사가 끝나고 커피를 마시는 가운데 한숙녀 집사와 파송교회 사모가 끌어안고 눈물콧물로 반가워합니다. 그 이유를 확인해보니 예진이가 돌때쯤, 홍석기 목사가 브라질에서 목회할 때 한숙녀 집사가 지구촌열린교회 교인이었던 것이 족보를 따지면서 감격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 한국으로 돌아가면 3년 후 선교지의 목회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다시 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한집사 가정은 신앙생활을 더 잘하고, 안명권 목사 가정은 선교지와 동역자 및 현지인 교인들을 더 잘 양육하고, 나는 브라질선교교회 교인들을 잘 받들어 섬기다가 다시 반갑게 만날 것을 약속하고 함께 손 꼭 잡고 기도하고 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