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서부 철도회사 변호사인 나(짐 버든)는 옛 시절과 고향친구 안토니아를 회고합니다. 나는 일년 사이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다 잃고, 친척들의 도움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사시는 곳으로 갑니다. 할머니를 따라 보헤미아에서 이민을 와서 고생하던 한 가족을 도와주려고 옆 동네를 방문했다가 그 집에서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진 안토니아 (Ántonia)를 만났습니다.

 안토니아는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라 영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안토니아는 보헤미아어로 된 영어 사전을 들고 매일 찾아와 나한테 영어를 배웠습니다. 공부가 끝나면 우리는 들판에서 놀았습니다. 얼마 후에 힘겨운 이민 생활을 이기지 못한 안토니아 아버지가 자살했습니다. 안토니아 아버지는 보헤미아에서는 바이올린도 잘 켰고 책도 많이 읽은 엘리트였는데, 향수병으로 우울증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원래 안토니아 집이 가난했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안토니아 집은 더 어렵고 힘들어졌습니다.

 그때부터 안토니아는 오빠와 같이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매력적인 처녀티는 없어지고 선 머슴애처럼 거칠어졌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소리를 내고, 입 찢어지게 하품도 하고, 아무렇게나 앉았습니다. 어느 날, 내가 학교 다니자 했더니 ‘학교는 남자아이들이나 가는 거야’라고 말하고 돌아서 울었습니다. 그녀는 눈물 나도록 학교에 가고 싶었던 것입니다. 얼마 후부터 그녀는 나에게 학교에서 배운 걸 가르쳐 달라 했습니다.

 그 후로 그녀와 노는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습니다. 어쩌다 그녀가 일하는 밭을 찾아가면, 잠시 이야기하고는 바로 밭으로 돌아가 일을 했습니다. 안토니아는 억척스럽게 일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밖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와 집안 살림을 도왔습니다. 그녀는 나와 보낼 시간이 없었습니다. 내가 학교에 다니면서 더욱 같이 지낼 시간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안토니아가 할머니를 도우러 왔습니다. 그녀가 일을 끝낸 후에 우리는 닭장 지붕에 올라가 별들을 헤아렸습니다. “토니야. 항상 지금같이 소녀답게 행동하면 얼마나 좋겠니? 너의 오빠같이 막 굴지 말고.” 그녀는 하늘을 쳐다보면서 “너같이 이런 집에서 산다면 몰라도. 너는 모든 것이 쉽게 돌아가지만 나는 무척 힘들어.”라고 힘없이 말했습니다.

 몇 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도시로 이사를 했고, 안토니아도 도시로 나와 식모로 일했습니다. 주중에는 착실한 식모로 일했지만, 토요일 밤이면 친구 리나(Lena)와 같이 춤추러 다녔습니다. 나도 같이 춤을 추곤 했는데 춤추는 그녀를 보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같았습니다.

 어느 날, 춤이 끝나고 바래다주면서 “토니야, 나한테 키스해 줘.”했더니 그녀는 물러서면서, “이렇게 하지마. 할머니한테 이를 거야.”했습니다. 나는 “리나는 잘 받아 주는데. 넌 아직 날 어린애로 보지!”라고 불평했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나를 껴안고 “너는 공부 더해서 훌륭한 사람 되어야지. 함부로 놀지마!”했습니다. 그녀는 나를 진심으로 아껴 주었던 것입니다.

 대학교 이학년이 되었을 때 친구 리나가 찾아왔습니다. 자신이 옷가게를 차렸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아울러 안토니아의 소식도 전해 주었는데, 안토니아는 춤추다 만난 래리(Larry)와 약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대학 공부를 위해 고향을 떠났던 나는 법과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고향을 잠시 방문했다가 안토니아 소식이 들었습니다. 안토니아는 래리를 따라 덴버까지 갔는데, 래리는 그녀를 버리고 사라졌고, 안토니아는 고향으로 돌아와 딸을 키우며 농사를 짓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안토니아를 찾아갔더니 밭에서 일하던 안토니아는 반가워했습니다. “왔다는 소식 들었어. 찾아올 줄 알았지. 온 종일 기다렸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녀가 “나한테 실망했지?” 물었습니다. “아니야. 너와 헤어진 후 너를 많이 생각했어. 너를 첫사랑으로, 부인으로, 어머니로, 혹은 누이로 갖고 싶어 했지. 넌 나의 일부야.” 그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녀를 바라보는 내 맘이 애잔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안토니아와 헤어진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나는 변호사로 뉴욕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안토니아는 보헤미아 출신의 남자와 재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잘살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한동안 고향에 가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그녀의 변한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출장 중에 샌프란시코에서 옛 친구 리나를 만났는데 리나가 “토니를 꼭 만나봐. 지금쯤 얘가 열이나 열하나가 됐을 거야.” 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용기를 내어 안토니아를 만났습니다. 아름다웠던 소녀의 모습은 간 데가 없고 한 중년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대 농장의 부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활기에 찬 그녀의 모습은 삶의 금광 같았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삶이었습니다. 그녀는 마치 새로운 종족의 창시자 같았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을 다 소개한 후 “애가 몇이야? 얘가 없다구! 내꺼 하나 가지고 가.” 이렇게 우리는 순식간에 다시 옛날로 돌아갔습니다. 하루를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과 즐겁게 보낸 후, 그들의 아쉬운 전송을 받으며 떠났습니다. 그녀는 내가 안 보일 때까지 앞치마를 흔들었습니다. 그녀를 보며 ‘앞으로 자주 찾아와야지, 그래서 그녀와의 귀중한 과거를 다시 살리고 그녀의 가족과는 유대를 굳혀야지!’라고 다짐을 했습니다.

 이상은 윌라 캐더의 ‘나의 안토니아’의 줄거리입니다. 본 작품은 미국 개척기의 낭만과 사랑 그리고 삶의 열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 쉽지 않았던 날들을 이겨낸 영웅들의 삶을 향한 박수와 환호가 담겨 있습니다. 이민자들의 도전과 열정의 가치를 인정하는 작품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왜곡된 삶으로 힘들어 합니다. 여기저기에서 아픈 소식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합니다. 그러나 고단한 삶의 아픔을 안토니아가 삶의 굴곡진 삶의 여정에서 도전과 인내로 아픔들을 이긴 것처럼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를 넉넉히 이기고 승리의 깃발을 흔들 새날들을 기대합니다. 그날을 위해 힘을 모으는 이웃들을 향해 박수와 환호를 보냅니다. 모두 승리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