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저희 첫째가 회사의 일로 파나마에 출장을 갔을 때 부탁했던 엽서들을 얼마 전에 인편을 통해 받아보면서 문득 오래 전에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던 때의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19세기 말 파나마에 운하를 건설할 때 최초의 책임자였던 레셉스라는 사람은 그 당시 세계가 인정하는 건축계의 영웅이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수에즈 운하를 건설했던 경험과 실력을 인정받아 파나마 운하의 건설 책임자로 임명되자 그는 수에즈 운하를 만들었을 때와 똑같이 해수면과 같은 “수평식 운하”로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브뤼슬리 라는 다른 건축가는 중미인 파나마의 지형과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수에즈 지역의 지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갑문식)”으로 운하를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하지만 당시 건축계의 거장 레셉스는 자신의 경험에 따라 수에즈 운하와 같은 형태로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결국 8년 동안 2만 2천명이 열대병으로 사망을 하며 건설회사가 파산을 하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십 수 년이 지난 뒤 파나마 운하 건설권을 따낸 미국은 브뤼슬리가 주장했던 내용에 따라 파나마의 지형을 고려해서 갑문식으로 운하를 건설했고 마침내 1913년 파나마 운하가 완공 되어 지금까지 잘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맨 처음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려 했던 레셉스가 실패했던 까닭은 그 전에 자신이 수에즈운하 건설에서 성공했던 방법을 절대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미국의 역사학자였던 아놀드 토인비는 휴브리스(Hubris)라고 불렀습니다. 휴브리스(Hubris)라는 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말로 신(神)에 대한 인간의 불손, 오만 등을 의미하는 낱말입니다.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성공함정”이라는 말도 있는데, 과거에 이룩한 어떤 성공에 고무되어서 현재에 안주하다가 현재와 미래를 실패하게 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내 생각과 내 판단대로 잠시의 성공을 거둘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언제나 통용될 수 있는 절대적인 것은 되지 못합니다. 영원한 것은 더더욱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오만(hubris)”한 우리는 “성공함정”에 빠져서 하나님 앞에서조차 내 생각과 내 방법과 경험을 절대화하는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교회 안에서도 내 생각과 내 방법을 주장하고 개인의 삶에서도 자기 방식만을 주장하면서 하나님께는 조금만 도와달라고 합니다. 이것이 성경이 지적하는 교만이고 또한 아놀드 토인비가 말했던 휴브리스(hubris) 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생각, 하나님의 방법, 그리고 하나님의 원리를 따라야 합니다. 겸손하게 하나님의 원리를 따라 사는 인생은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늦은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 소중하고 중요한 시작을 이번 주일 예배에 참석하시는 것을 통해 해보시기를 진심으로 권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