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한인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종교생활을 하고 있을까요? 종교가 있다면 어떤 종교활동을 하고 있을까요? 다른 재외한인사회와 비교했을 때 브라질 한인의 종교와 종교성은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브라질 현지인들과 구분되는 한인들의 종교적 특징은 무엇일까요? 브라질 한인들의 삶을 바라보며 이민자들의 종교와 종교성 그리고 삶에 대한 질문들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파울로에 50여개의 개신교회, 성당, 절, 심지어 요새는 유사종교와 이단들도 한인사회에 성행인 것을 보면, 브라질 한인들의 종교지형도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한인들에게 종교는 이민자의 삶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이민자들의 종교성은 이주국에서 강화되고 다양화되고 사회적 현상들을 야기하기 때문이지요. 이민자들은 국가와 사회를 건너왔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초국가적인 특징을 드러내고 이는 종교생활에도 반영이 됩니다. 한인들이 한국에서 다니지 않던 교회나 성당을 브라질 이민 후 다니게 된 경우가 적지 않지요. 종교기관의 출석은 신앙의 측면도 있지만 사회성의 유지와 민족적 정체성의 유지의 방법인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한국인들이 어디를 가나 교회를 세우고 선교사님들의 전방위적 활약은 브라질 사회의 종교적 지형을 더욱 다채롭고 역동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브라질과 같이 종교의 자유가 있고 가톨릭과 혼합종교의 토양이 있는 곳에 한인들의 종교활동은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의 인류학자 Alex Stepick 교수는 ‘God Is Apparently Not Dead: The Obvious, the Emergent, and the Still Unknown in Immigration and Religion’ (2005)라는 글에서 이민자들의 종교와 종교성을 바라보는 사회과학적 관점들을 소개합니다. 먼저, 이민자들을 연구하는 ‘이민학의 관점’은 이민자들의 종교가 이주국에서의 사회적 경제적 편입과 동화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 종교와의 연결성이 어떻게 윤리적,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는지에 주목합니다. ‘종교학의 관점’은 이주라는 공간적 이동이 어떻게 이민자들의 종교적 믿음과 실천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종교적 공동체와 제도와 같은 사회적 조직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바라봅니다. 같은 종교적 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요소가 모국과 이주국에서의 종교적 제도와 실천의 차이를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사회학의 관점’은 이주자들의 종교와 종교생활이라는 현상을 일반화하고 유형화를 시도합니다. 특정사회와 제도 관습에 따라 형성되는 이민자들의 종교성의 인구학적 분석과 사회화의 과정을 천착하지요. ‘심리학의 관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조직이나 공동체보다 개인에 집중해서, 종교성이 개인의 스트레스와 우울증, 그리고 정체성의 표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분석합니다. Stepick 교수가 주목하지 않았지만, 필자의 관점으로는 경제학적 정치학적 해석도 가능합니다. ‘경제학의 관점’은 종교생활이 경제적 수입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수입의 변화 더 나아가 경제관의 재형성에 대한 질문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정치학의 관점’에서 종교 기관 내에서 신도들의 사회경제적 위계성의 형성, 젠더의 역할과 기능, 지도자들의 우상화와 같은 것을 다룰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민자들의 종교와 종교성은 이민학, 종교학, 사회학, 심리학, 경제학, 정치학의 영역에서 다뤄 질 수 있는 주제입니다.
 브라질 한인의 종교와 종교성은 종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브라질 한인들의 삶을 역동성을 깊이들여다보는 주제입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것인지, 어떤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종교를 가지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브라질 사회는 한인들의 종교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가장 중요한 미래 세대의 종교지형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질문하는 것은 한인이 걸어왔던 지난 반세기의 발자취들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