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31일, 그날 이라크의 바그다드에는 5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무사 알카딤 사원으로 참배를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평화롭던 사원 단지 구내에 박격포탄 4발이 떨어졌고 이 중 3발이 터지는 공격이 있었습니다. 그 공격으로 최소 7명이 죽고 36명이 다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원에 참배를 하겠다는 순례자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고 티그리스 강을 가로지르는 아이마 다리 위에도 알 카딤 사원으로 가는 시아파 신도들이 가득했었습니다.
 그런데 박격포탄 공격이 발생한 지 3시간가량 지났을 무렵인 오전 11시 반경 여전히 수만 명의 순례자가 다리 위를 빽빽하게 메운 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을 때 누군가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이 사람들 속에 자살 폭탄 테러범이 있다!” 누군지 모를 그 비명은 꼬리를 물고 삽시간에 순례자들 사이에 퍼졌고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불과 3시간 전에 박격포탄 공격에도 순례의 길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은 자살 테러라는 말에 혼비백산해서 일제히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뛰며 밀려드는 인파로 앞에서 걷던 사람들이 넘어져 깔리기 시작했고, 밀리고 밀린 사람들은 30m 아래 티그리스 강으로 떨어지기도 했는데, 그 중에는 ‘폭탄 테러’를 피하려고 무작정 강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서로 뒤엉켜 넘어지면서 압사와 익사, 질식사로 다리 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부녀자와 노인들이었습니다.
 비극적 참사가 지나고 난 후 ‘자살 테러범이 있다’는 말은 누군가가 퍼트인 거짓 소문으로 판명이 났고 그날 사망한 약 1000명의 중 대부분은 강에 빠져 익사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 날의 참사에 대해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날 폭발한 것은 자살테러범의 폭탄이 아니라 사람들의 불안감이었다.” 이라크전쟁 이후로 10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최악의 테러범은 다름 아닌 ‘소문’이었고 그 소문이 터뜨렸던 뇌관은 바로 사람들의 불안감이었다는 것입니다.
 본래 사람은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싫어하고 견디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차라리 부정적 소문이라도 믿어서 잠재적인 긴장감을 제거하려는 본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를 견디기 어려운 불안정한 상황 속으로 밀어 넣으시고 그 속에서 우리가 평상시 부르짖던 믿음의 실제 모습이 어떠한지를 우리 스스로가 깨닫도록 하실 때가 적지 않습니다. 요동치 않는 든든한 믿음은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신뢰하는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고, 극도의 불안정한 상태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이번 주일 예배에 그런 요동치 않는 든든한 믿음을 구해서 얻는 귀한 복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