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자

 

주님의 숨결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새벽을 깨운다. 청아한 하늘에 뭉게구름이 그림을 그리며 느릿느릿 흘러간다. 이름 없는 풀꽃들은 영롱한 이슬을 머금고 생명의 주를 찬양하고, 산 새들은 고운 노래로 창조주의 솜씨를 칭송한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본분을 다하고 떨어져 가는 마지막 잎새에까지, 신묘막측한 은총이 깃들여 있다.

 주가 섭리하시고 가꾸시는 만물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신비로운 하나님의 세계다! 눈시울이 아리도록 고운 아침도, 녹슬지 않는 생명의 향연도 감사함으로 누릴 아버지 하나님의 선물이다. 영원에 잇대 인 다함이 없으신 그 사랑의 깊음을 묵상하며 사색할 때, 아가雅歌의 “물 덴 동산”을 거니시는 주님의 사랑 노래가 들리는듯하다.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 할 때가 이르렀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 함께 가자!” 아멘 할렐루야!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랑의 노래이고 가슴 벅찬 부르심인가!

 엔게디 골짝의 한 포도원에서 농사를 지으며, 게달의 장막처럼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한 여인을 향하여 솔로몬 왕이 부른 사랑 노래다. 주님을 사랑하고, 간절히 찾고 구하는 자들에게 찾아오시어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이고, 그리스도의 신부들을 향하신 주님의 사랑 노래다. 이 사랑 노래가 들려지는 영혼이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오늘의 상황이 후미진 산, 골짝이든 앞길이 보이지 않는 광야든, 현실이 어떤 형편에 있든 상관없다. 오직 심령이 주님께서 찾아오시는 영혼으로 준비되면, 신실하신 주님께서는 그곳으로 오신다. 모든 상황보다 크신 주님만을 주목하고, 사랑하고, 찬양하는 예배자로 일어나, 주 예수의 등불을 꺼뜨리지 않으면, 새벽 별 같은 주님께서 우리 삶을 친히 섭리하신다.

 그리고, “바위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나로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을 아름답구나!”라고 하신다.  메 비둘기처럼, 위태한 곳으로 숨어든 작은 자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기 원하시고, 그 심령의 부드러운 노래를 듣기를 원하신다. 나의 모습이 어떠하든, 자비하신 주님 앞으로 나오라는 부르심이다. 나의 작음을 알고, 주님의 크심을 알아, 전심으로 찬양하며, 주님을 영화롭게 할 일이다.

 이어 당부하시기를, 우리를 위하여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고 하신다.  꽃이 피고 향기로운 열매를 맺어갈 포도원, 내가 우리 주님과 누릴 동산의 은총을 헐어버리는 작은 여우가 무엇일까? 내 안에 뿌리 깊이 자리를 잡고 있는 성정일 것이다. 아직도 벗어버리지 못한 잘못 먹은 선악과의 열매들이다. 이생의 자랑, 교만, 욕심, 정욕, 불안, 근심 등 성령이 주신 것이 아닌 것들이다.

 지금 내가 마주한 것이 고난의 광야라면, 포도원을 허는 육신의 쓴 뿌리들을 뽑으며 나를 다듬어 가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낄 일이다. 그리하여 내가 잃어버린 영원한 기쁨을 돌려주시려는 주님의 섭리를 신뢰하고 예배하고 감사하며 구로劬勞할 시간이다. 솔로몬 왕은 당신의 사랑하는 자를 산비탈 포도원에서 그의 왕궁으로 이끌었다.

 신앙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은 수많은 모래바람이 불어오고 원치 않는 물결이 밀려온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의 답은 주님이시다! 주님만으로 충분하다는 고백과 주님으로 주어진 삶을 살아내며 감사하며 가는 길이다. 이것이 신앙이고 인생의 거친 들에서 날마다 부르는 새 노래요 향기로운 산 제물이다.

 오늘 나의 삶의 자리에서, 주님께서 받으시는 작은 예배자의 삶을 살아간다면, 후미진 산자락으로 나를 찾아오시는 주님께서 당신의 왕궁으로 이끌어 가실 것이다. 그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노래를 불러, 주의 아름다우심을 찬양하고 송축하고 경배하며, 주님과 함께 물 덴 동산의 삶을 살아갈 일이다.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