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4대에 걸친 한국사랑…린튼 가족 이야기
2023/11/10 03:27 입력  |  조회수 :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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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크리스천위클리 발행인) 

 

 요즘 한국 정치판에 키가 장신에다 허우대가 좋은 미국인 한명이 등장했다. 한국미디어의 뉴스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는 사람이다. 백인 남성인데 한국말은 기차게 잘한다. 전라도 사투리도 섞어 쓰고 구수한 농담도 서슴치 않는다. 실제로 기자들과 만날 때 “농담도 못해?”라고 능청을 떠는 이 남자가 누구인가? 바로 ‘인요한’이란 분이다.

 한국 순천에서 탄생했다. 한국에서 낳고 자랐으니 한국말은 잘한다고 치자. 직업은 의사다. 연대 의대를 졸업했고 미국 유학후 세브란스 가정의학과 교수 겸 국제진료센터 소장이다. 영어이름은 존 린튼(John Linton). 성씨 인은 자신의 영어 성씨 린튼에서 린에다 두음법칙을 적용해 인으로 한 것이다. 존이라는 영어 이름은 예수님의 제자 요한에서 유래했다. 2012년 한국으로 귀화한 한국사람이다. 왜 뉴스메이커인가? 그가 현 집권여당인 ‘국민의 힘’ 개혁위원장으로 발탁되었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 가운데 보기드문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시에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여기까지만 하고 우선 인요한 집안에 관해 알아보자. 즉 ‘린튼네 사람들’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이 집안 사정은 알고 있어야 한다. 정말 한국을 사랑해도 대단하게 사랑한 보기드문 가문이다.

 우리는 북한의 결핵퇴치 운동을 위해 이념을 초월하여 헌신했던 남장로회 파송 유진벨이란 선교사를 잘 알고 있다. 광주, 목포에서 활동하며 학교와 병원을 세웠다. 그 유진벨 선교사의 딸 샬롯 벨이 인요한의 친할아버지인 윌리암 린튼과 결혼한다. 윌리암 린튼은 22세 때 한국에 와서 전주와 군산 일대에 병원과 학교를 세웠다. 이 윌리암 린튼이 대단한 분이다. 김구 백범의 주치의 역할도 했고 3.1 운동 당시에는 기미독립선언서 작성 참여와 운동의 지원, 해외에 홍보를 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이후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은 적이 있는데, 그 공로가 인정되어 2010년 3.1 운동 91주년 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 받았다. 한남대학교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 윌리암 린튼에게 3형제의 아들이 있었는데 3남 휴 린튼에게서 두 아들 인세반(스티브 린튼)과 인요한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인요한의 아버지 휴 린튼도 대단하기는 마찬가지다. 미 해군사관학교를 나오고 해군 복무를 마치고 신학대학 재학중 한국전쟁 소식을 듣고 해군장교로 복귀,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리고 형 스티브 린튼은 현재 유진벨 재단 이사장을 맡아 일하면서 미주한인교계를 여러 번 방문한 적도 있다. 가계도를 말로 설명하기가 복잡하지만 아무튼 4대 째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 파란눈의 전라도 출신 의사선생님이 인요한이고 4대에 걸쳐 그 가족들이 병원과 학교, 하나님 나라 선교를 위해 쏟은 열정을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할수 있을까?

 그 인요한이 지독한 한국사회의 적대적 대립주의가 걱정이 되어서였을까? 의사 가운을 벗고 정치판에 몸을 던지기로 한 모양이다. 그것도 나라 사랑의 일환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린튼 가문이 대한민국에 흘린 땀과 눈물의 가치를 따져본다면 과연 누가 감히 ‘파란눈을 가진 이방인’이라고 등을 돌리고 귀화 국민이라고 가볍게 여길 일인가?

 그런데 지난주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인요한 씨가 부산으로 달려갔다. 이준석이란 국민의 힘 대표를 맡았던 젊은이를 만나러 간 것이다. 이준석 씨가 무슨 해당 행위를 했는지 난 모르지만 어쨌거나 당에서 징계를 받은 상태였고 당의 화합도모 차원에서 징계를 풀어달라고 했다. 인요한 혁신위의 1호 안건이었다. 그리고 그를 끌어안고 내년 총선에 임하자는 뜻에서 부산으로 그를 찾아갔지만 이준석씨는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

 그래서 인요한은 이준석이 강연하는 자리에 청중의 한사람으로 찾아갔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한 이준석 씨의 말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강연 중에 “미스터 린튼,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말한 것이다. 문제는 이걸 영어로 말한 것이다. 자꾸 당을 쪼개고 싶어하는 이준석 씨에게 찾아가 그러지 말고 함께 가자고 찾아간 발걸음인데 공개석상에서 당신이 가서 고쳐줘야 할 사람은 서울에 있다고 비꼬아 말한 것이다. 서울에 있는 환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그러나 굳이 영어로 인요한에게 이 말을 건넨 뜻은 알 것 같다. “이봐, 당신은 미국사람이거든!” 아무리 특별귀화 1호 한국인이라해도 한국 정치는 우리끼리 할 테니 미국사람은 좀 빠지라는 뜻 아닌가? 인요한은 공개적으로 외국인 취급해서 섭섭했다고 말했고 이 소식을 접한

 한국언론들은 “손 내민 인요한에 ‘영어’로 면박 준 이준석” “미국이라면 인종 차별로 퇴출될 사안”이라는 미다시를 뽑아 비판이 제기되었다.

 우리는 대개 귀화 미국시민으로 이 땅에 살고 있다. 이 나라가 좋은 건 다인종사회에서 당연히 인종차별은 묵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차별행위가 들어날 경우는 죽사발이 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피부와 언어가 다르다고 미국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나오면 정치생명이고 뭐고 그냥 한방에 날라가는 세상이다. “당신과 나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언어를 이용했다면 이것 또한 혐오대상이다.

 난 한국 정치상황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관심도 없다. 너무 빡세게 싸우는 꼬라지를 보면 들여다 볼 가치도 없어 보인다. 다만 인요한이란 분이 정치개혁을 하러 나섰다면 그 분의 의도가 충분하게 성공을 거두는 모습은 보고 싶어진다.

 그 가문이 대한민국 교육, 보건, 선교를 위해 헌신했듯이 이제 양보와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절망적인 한국 정치가운데 희망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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