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복 목사

 얼마 전 저의 아내는 하나님의 나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33년이란 부부의 정을 나누던 사랑하는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당시 56세의 젊은 나이에 하나님의 나라로 이사를 간 것입니다. 저는 그런 아내를 바라보면서 무슨 말을 하여야 할지 모르고 정신을 잃은 것처럼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습니다. 바로 몇 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왔는데 말입니다. 의사의 말로는 오늘 밤이 지나면 일반병실로 옮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하루만 더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모든 것이 좋아졌습니다. 당 수치도 정상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말을 믿고 아내에게 “당신을 사랑해”라고 인사를 하고 돌아와 내일 일반병실로 옮겨지면 찾아봐야지 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 평안한 마음으로 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내가 그 날 밤 1시 20분에 잠을 자다가 하나님의 나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천국을 간 것입니다. 

 잠을 자고 있는데 중환자실에서 엄마와 같이 지내면서 병간호를 하던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빨리 병원으로 와줄 수 있어?”, “무슨 일이 있냐?”라고 물었지만 빨리 병원으로 와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의 말을 듣고 자다가 일어나 부리나케 병원으로 갔습니다. 아들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들의 얼굴을 보니 느낌이 왔습니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아내가 있는 중환자실로 갔습니다. 중환자실에 갔더니 아내는 이미 숨을 거둔 채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손을 잡고 얼굴을 만지는데 참 따뜻했습니다. 그냥 잠을 자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무거웠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하나님의 품으로 가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금방이라도 일어나서 반갑게 맞아줄 것 같았습니다. 그 아내를 계속 바라보면서 손을 잡고 있는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아니 아내가 죽었는데, 숨이 멎었는데, 눈을 감고 있는데, 그 앞에서 아내를 바라보고 아파하고 고통 속에 있는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는 말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하신 이 말씀의 의미는 무엇인가? 

 은혜라고 생각하면 참 좋은 의미입니다. 첫째는 아무 자격도 없는 내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고 그 예수님이 나의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그의 피를 아낌없이 흘려 주셨으며 나를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여 주시고 천국의 백성을 삼아 주셨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하나님이 좋은 것들로 채워 주시고 기도에 응답하여 주시고 설교 말씀을 들을 때 길을 보여 주시고 방법을 알려 주시고 마음의 평안을 주셨을 때 우리는 은혜 받았습니다. 라고 고백을 하는데 이것 또한 중요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 은혜는 무엇입니까? 이것은 사도 바울에게 들려주셨던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이 가시가 있어서 이것을 제거해 달라고 세 번이나 간절히 구하였지만, 그 기도에 가시를 제거하여 주심으로 응답하여 주신 것이 아니라 가시는 그냥 있는데 그 가운데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여기서 바울은 많은 생각을 하였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말입니다. 그리고 약한 데서 강하여진다고 하심으로 그 가시 가운데 있으면서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며 살아갈 때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역사하여 주신다는 약속의 말씀을 주고 계십니다.

 저는 이 말씀을 들을 때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장 가까이는 아내의 기도와 바램을 응답해 주신 은혜입니다. 평상시 아내는 공원을 걸을 때 저에게 “나는 당뇨로 인하여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고통 없이 잠을 자다가 하나님의 품에 안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당신과 민구가 나의 질병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의 병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바람대로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아내가 고통 없이 잠을 자다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으니 감사합니다. 저와 아들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그 약한 모습을 겪지 않도록 하셨으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을 하나님을 부인하지 않고 하나님의 품에 안겼으니 감사드립니다.”

 이런 아내를 하나님의 품으로 보내고 나서 저는 이제 하나님이 말씀을 들려주신 대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것은 고린도후서 1장 3~4절의 말씀입니다.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바로 저의 새로운 삶은 위로하는 사역을 감당하며 사는 것입니다. 제가 힘들고 어려움을 당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그 위로와 평안을 주변을 바라보면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없는가? 나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없는가? 살피면서 남은 생을 위로 사역과 샬롬사역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인생은 시작도 있지만, 끝도 있습니다. 이제 아내를 하나님의 품으로 보내고 난 후 예수 안에서 하나님과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합니다. 고린도후서 12장 9-10절의 말씀입니다. “내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란을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 저는 약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강하십니다. 우리는 약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강하십니다. 이런 하나님을 믿고 우리에게 머무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출발합시다. 하나님이 역사하여 주십니다. 아멘! 할렐루야!

(YouTube : 강성복목사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