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내가 미국에서 전도사 시절에 중고등부 학생들과 링컨시티라는 바닷가 옆에 있는 미국교회를 빌려 여름 수련회를 갖은 적이 있었다 그때 청년들이 교사로 수고하였는데 우리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 청년 한 명이 와서 도와주었다. 수련회 기간동안 이 청년은 조용히 동생들을 돌보며 자기에게 맡겨준 일을 잘 감당했다. 수련회를 마치고 교회 차와 청년들이 가져온 차에 나눠 타고 교회에서 모이기로 했다. 나는 수련회 마치는 기도를 드린 후 아이들에게 “모두 교회로 다 모인다 중간에 오다가 아이스크림 사 먹지 말고” 하며 출발했다. 교회까지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좀 빨리 오면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라 자연히 속도를 위반하며 달리게 된다. 

 그런데 다른 차들은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을 했는데 한 차가 도착을 못해서 다들 피곤하고 졸음도 오지만 무사히 도착한 걸 확인해야 되겠기에 기다렸다. 아이들은 나에게 “전도사님 얘네들 아이스크림 먹고 오나 봐요. 도착하면 혼내주세요” 하며 불평들을 했다 30분쯤 기다리니 그들이 도착했다. 나는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을 보고 “너희들 오다가 아이스크림 사 먹었지?” 하며 야단치자 한 여학생이 “아니에요! 전도사님 저 오빠가 속도를 지켜서 오는 바람에 늦었어요”하는 소리에 모두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그를 보고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묻자 그는 “크리스챤입니다” 하는 것이다. 그 이름답게 그는 모든 행동을 한 것이다.

 크리스챤들 중, 이중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교회에 오래 다녀서 점점 맡은 일은 많아지고 또 직분은 자꾸 높아져서 이것을 감당하기 위해 때로는 “척”하는 생활을 해야 할 때가 많이 있다 교인들 앞에서 예수님을 잘 믿는 척, 기도하는 척, 가정이 화목한 척, 생활이 거룩한 척하며 지내기 때문에 생기는 신앙의 스트레스가 자신을 괴롭히게 되고 신앙생활이 짐이 되는 것이다. 특별히 목사나 장로 그리고 교회를 충성으로 섬기는 분들에게는 이 “척” 병이 많이 생기게 된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나는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너는 지금 크리스챤으로서 목사로서 어떠냐? 그 대답은 아내로부터 우리 아이들로 부터 듣는 것이 가장 정확한 답변일 것이다. 아내에게 “여보 내가 목사 같아?” 이렇게 물어보기가 두렵다 그 물음이 떨어지자 마자 아마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이 “당신은 말만 잘하지 집에서는 전혀 목사 냄새가 안나요!”하는 말을 들을 것 같기 때문이다

 철학자 니이체는 말하기를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시는데 그러나 예수 믿는 사람을 보면 하나님은 죽었습니다” 하였고 또 일본의 신학자요 목사님이셨던 우찌무라 간조는 “설교는 그 사람의 말이 아니요 그 사람 자체이다” 라고 말했다.

 이 모두가 “척”하는 크리스챤 때문에 생긴 말들이다. 이제 우리는 쓸데없는 “척”하는 신앙생활로 더 이상 나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그리고 또 누구든지 다 약점이 있다는 것을 서로 깨달아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 성도가 되자.

 찬송가 214장 후렴에 “내 모습 이대로 주 받으옵소서 날 위해 돌아가신 주 날 받으옵소서”라는 어느 성도의 고백처럼 살아가자. 주님도 “척”하는 사람보다 내 모습 그대로 받으시기 원하신다.

 예수님은 자기에게 오는 사람들이 죄가 있든, 없든 다 받아 주시고 야단 한번 안 치셨다. 그런데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에게는 “화 있을진저”라는 저주의 말을 일곱 번이나 하셨다(마23장 1절~39절) 이 ‘화 있을진저‘ 라는 뜻을 우리말로 풀어 보면 “벼락 맞을 놈들”이라는 말씀이시다. 왜 이렇게 분노하셨을까? ’척‘하는 믿음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마23:3에서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저희의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저희의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저희는 말만하고 행치 아니하며” 하셨다.

 올해도 벌써 결산의 달을 맞았다. 앞에서 말한 크리스챤 청년처럼 우리 이름 앞에도 크리스챤이 있다. 예수님이 우리를 보시고 “네 이름이 무엇이냐” 물으실 때 “크리스챤 OO입니다”하면 예수님께서 “응 그래 내가 너를 알지 네 이름을 기억하겠다” 하시는 음성을 듣도록 하자 이렇게 “척, 척, 척”하다 마귀가 쳐놓은 유혹의 덫에 “척” 걸려 죽을 고생하지 말고 예수님의 말씀에 “아멘, 아멘” 하여 아버지 하나님의 복을 받고 성령님의 돌보심으로 살아가자.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