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몇 년 전 브라질에서 목회할 때 중국 북경에 있는 큰 아들을 볼 겸 집회도 할 겸 중국을 방문했을 때 겪은 이야기다. 중국 공항에서 받은 인상은 붉은색과 금색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 두색은 중국 나라와 민족을 상징하는 색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이 두 색깔의 조화된 모습을 보면 중국을 알린다는 표시일 것이다. 마치 우리의 태극 문양과 색동옷과 같은 것 일 것이다. 북경의 거리와 건물이 황사로 인해 밝고 깨끗한 인상보다는 회색빛 인상이었다. 2년 전 왔을 때보다 더 한 것 같았다. 벤츠나 BMW 같은 각종 고급차들이 다니는데 한국과 같이 광택이 나는 차들보다 먼지로 덮인 차들이 주로 다녀 독특한 색깔을 볼 수가 없어 고급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들 아파트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순간 엘리베이터 문에 몸이 끼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아 당황하자 아들이 버튼을 눌러 문이 열렸다. 나는 “아니 무슨 엘리베이터가 이러냐 다시 열리지도 않고”했더니 아들이 “고장이 났어요” 할 때 아내가 “여기 이 그림을 봐요”, “무슨 그림”하며 보니 엘리베이터 문에 손가락에서 피가 떨어지는 스티커로 된 사진을 본 순간 우리는 그 그림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엘리베이터에 손가락이 끼면 이렇게 피가 나니 조심하라”는 싸인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아들집에 화장실 물파이프가 오래되 파이프를 뜯어 놓아 화장실 사용을 못하게 된 것이다. 아들이 “아버지 화장실 고치기 전까지는 물을 못 쓴다고 해요”, “뭐! 화장실을 사용 못한다고? 야! 그럼 주일날 샤워도 못하고 예배드려야 되냐!”, “네!” 그때 아내가 “아니 당신 어떻게요 하루에 3번 큰 것을 보는 사람이”하는 것이다. 나는 그 소리에 입맛도 떨어져 토요일 하루 주일 오전까지 강제 금식을 당했다. 아들이 내가 좋아하는 빵을 종류별로 수북이 사다 놓았는데도 하나 입에 대지 못했다. 주일 예배 때 샤워를 못하고 교회에 간 것은 처음이었다. 거기다가 아들과 여행을 하려고 계획했는데 아들이 “아버지 화장실 고쳐야 되기 때문에 집을 비울수가 없어요. 언제 수리하러 올지 기다려야 해요”하는 소리에 화가 나서 이런 저런 불평을 하다 브라질에서 여행 떠나기 전 고난 주간에 기도원에서 고난주간 수련회를 갖던 아이들이 갑자기 물탱크 큰 것이 고장이 나 큰 어려움을 겪은 사건이 기억났다. 그때 나는 부장 집사님에게 “어떻게 하고 있냐”고 했더니 샤워는 못하고 “큰 것은 물을 내리고 작은 것은 내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나는 “일정을 당겨 돌아오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전부 있겠다고 하여 은혜 가운데 마치고 돌아왔다. 나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어떻게들 지냈냐”했더니 아이들이 “아프리카에 선교하러 왔다고 생각했어요”하며 즐겁게 말하던 것이 생각나 나도 “아프리카에 선교하러 왔구나” 생각하니 마음에 평강이 찿아와 견딜만 했다.
모든 것이 생각(마음)먹기 나름이다. 결국 그때 중국 여행은 아들집에 갇혀서 강제 금식하며 집회를 마치고 2년 만에 본 아들과 빠이빠이 했다. 그러나 모처럼 아들과 장래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며 아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나는 “왜 2년 만에 아들집에 갔는데 화장실이 고장 나 강제 금식을 했나”하며 원망했는데 주님은 여기저기 구경 다니는 것보다 아들과 함께 있게 하시려고 일을 만드셨다. 렘 33:2 절 말씀에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께서 더 좋게 해 주셨다.
지금 코로나 전염병으로 미국도 브라질도 예배가 중지되었다. 브라질은 밖에도 못나가 집안에서 창살 없는 감옥같이 지내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최상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적어도 병에 걸려도 나라가 무료로 치료해 주고 있고 죽음이라는 공포도 느끼지 못하지만 미국이나 브라질은 죽음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나름이다. 그래서 빌 4장 6절에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하시고 7절에서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각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하셨다. 매일매일 순간순간 “오늘도 주님의 평강이 함께 하십니다” 입으로 말하고 손과 발로 힘차게 살아가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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