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에 “야일”이라는 인물에 대한 기록은 그가 22년을 이스라엘의 사사로 살면서 그의 아들 30명이 어린 나귀 30마리를 탔으며 30여 성읍을 가졌었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부와 권력에 대한 욕심이 대단했던 사사 “야일”이 자기 아들들 30명에게 각각 성읍을 나눠주고 다스리게 하면서 족벌정치를 통해 온 나라를 주물렀던 그 22년의 세월동안 유대 사회와 나라가 평안했을 리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마태 7:20에서 ‘나무는 그 열매로 안다’고 하셨는데, 22년을 이스라엘의 사사로 살았던 “야일”이 맺은 열매는 오직 탐욕의 열매 밖에는 없었습니다. 비록 성경의 교훈이 아니더라도 욕심이 지배했던 삶에는 아무런 의미도 남지 않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서 익히 아는 바입니다.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모든 가족을 잃고 혼자 겨우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린이라는 유대계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가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쓴 “의미를 찾는 인간의 탐구”라는 책에서 ‘사람은 아무리 상황과 형편이 어렵고 힘들어도 가치와 의미를 찾으면 죽음조차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주장을 피력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주장한 심리학 이론을 “로고테라피”라고 이름 붙였는데 ‘의미’라는 뜻인 ‘로고스’와 ‘치료’라는 말인 ‘테라피’를 합성한 말입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의미에 대한 의지가 있으면 어떤 고난도 이겨내고 어떤 상처도 극복해낸다는 뜻입니다.
 지난 연말 “아무리 힘이 들고 어려워도 소망이나 소명이 있으면 사람은 산다”는 고백과도 같은 친구의 말에 마음에 위로와 감동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소망”은 우리가 아는 그대로 장래에 대한 어떤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고 “소명”은 우리가 해야 할 어떤 일에 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소명”을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합니다. 비록 아무런 소망이 없는 중에라도 그러나 지금 내가 있는 곳이 하나님께서 나를 필요하셔서 부르신 자리이고 또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하나님이 나를 신뢰하셔서 맡기신 일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우리는 아무리 어려운 과정이라도 능히 지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욕심을 따라 의미 없는 삶을 살았던 사사 “야일”을 오늘의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으로 삼으며, 새로 시작한 이 한 해 동안 하나님이 주신 소망 가운데 소명을 따라 살기를 힘써야겠습니다. 새해 첫 주일인 이번 주일의 예배가 하나님 앞에서와 우리 자신에게 그런 다짐과 결단을 행하는 은혜의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권면하고 또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