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하나님과의 관계 (의롭다 인정함-칭의)
 1) 칭의에 대한 성서적 이해-칭의에 관한 성서적 뿌리는 히브리인들의 재판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주 칭의의 법률적인, 혹은 심판적인 차원에서 말한다. 히브리인들 재판에서 고소당한 이가 무죄가 드러났을 때, 재판관은 “당신은 옳다(의롭다 )”라고 선언한다. 이는 당신은 바르게 행동했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앞으로 정당한 교제를 나눌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를 교제 안으로 받아들인다는 적극적 인정과 명예의 선언이다. 구약에서 이사야 43장 26절에서 하나님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인간은 패배하였고, “당신이 옳습니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의”는 형식적인 재판적인 의가 아니라, 그의 약속과 그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죄를 범한 백성의 희망이요, 은혜이다. 신약에서는 하나님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서 자신의 ‘의’를 입증하셨다고 말한다. 예수의 속죄의 죽음을 통해 인간의 죄를 사해 주셨고, 인간이 하나님과의 교제 안으로 받아들여진, 곧 인간을 의롭다고 인정하셨다. 바울에게서 의롭다고 인정받음은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들여짐을 의미하며, 동시에 그리스도인의 공동체 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뜻한다. 의롭다고 인정하는 것은 무에서의 창조이고, 모든 좌절과 자기 고발의 종식이며, 또 모든 자기 능력과 경건한, 혹은 세속적인 자기 변증의 종국이다. 칭의는 하나님과 새롭게 사귀는 기초가 되며,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는 것이다.
 2) 종교개혁자들의 칭의-루터 신학의 정수였으며 “교회의 서고 넘어짐이 달려있는 항목”이라 불려 왔다. 루터는 칭의를 그리스도의 의와 믿음의 의가 뗄 수 없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루터는 의롭다 선언하는 것과 의롭게 만드는 것 사이에 어떠한 분리도 없다. 이로써 의롭게 되었지만 동시에 죄인이라는 역동적인 성격이 있다. 그리스도의 의와 관련해 믿음의 사람은 의롭게 되었고, 그 자신의 행위에 관련해 그는 여전히 죄인이다.
 3) 웨슬레의 칭의-첫째는 칭의는 과거의 정화, 죄의 용서, 율법의 고소로부터의 자유이다. 둘째는 칭의는 새로운 하나님의 관계를 형성한다. 이 관계의 특징은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와 하나님의 영광을 향한 소망에서 생겨나는 기쁨이다. 칭의는 성화보다 앞서는 것이고, 그 역순은 아니다. 칭의는 죄인들을 의롭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칭의는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 유일한 조건은 믿음으로 칭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의롭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선한 행위가 기준이 될 수 없고 오직 믿음만이 기준이 된다. 그러나 믿음의 진실성과 생명력은 선한 행위에서 입증된다.
 4) 오늘날의 칭의 메시지-현대인들은 하나님 그 자체에 대해 묻는다: 하나님, 당신은 어디 계신가요? 현대인 하나님의 진노 아래서만 고통을 받지 않고, 하나님이 없다는 생각으로 고통을 받는다: 그는 그의 죄에 대해서만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의 무의미성 앞에서 고통받는다. 그는 더 이상 은혜로우신 하나님에 대해 묻지 않고,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묻는다. 과연 하나님은 계신가?라는 질문은 다시 말해 하나님은 우리와 관계를 맺으시는가, 우리를 위한 하나님이 계신가, 혹은 하나님은 참으로 체험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이 시대에 칭의 메시지는 인간의 증오와 하나님 없음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예수의 죽음에서 자기편으로 세우시는 사랑의 메시지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사랑을 증오와 죽음으로 가득 찬 세상으로 가져왔고 그의 희생을 통해 그 사랑을 보존하였으며, 우리를 위한 하나님으로 자신을 계시하신다. 삶의 가치는 우리의 행위의 성과에 놓여 있는 것도 아니고, 성취에서 좌절되는 것도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 근거된 것이다. 삶의 의미는 소유의 있고 없음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은 하나님 안에 그 목표가 있다는 은혜이다. 칭의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창조적인, 포괄적인, 그리고 역동적인 구원 활동이다. 신학자 틸리히는 “당신은 용납받았다는 사실을 용납하십시오. 당신보다 더 큰 능력에 의해서 당신은 용납받았습니다”라고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