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시환혼(借尸還魂) : 죽은 영혼이 다른 시체를 빌려 부활하다는 뜻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하여 자신의 의도를 실현함을 의미한다.
옛날에 이현이라는 도사가 있었다. 그는 육체를 떠나 신선들의 하늘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는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제자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나의 육신을 이곳에 남겨두겠으니, 네가 잘 지키고 있어야 짐승의 먹이가 되지 않는다. 나는 7일 이내에 돌아올 것인데, 만일 그 때까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이미 신선이 되었을 것이다. 그 때는 내 시신을 화장하도록 해라.” 스승의 부탁을 받은 제자는 이현의 육신을 잘 지키고 있었는데, 6일째 되는 날 그는 어머니가 병으로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게 된다. 제자는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려면 스승의 영혼이 돌아올 곳을 잃게 될 것이고, 스승의 시신을 지키려면 효도를 다하지 못하게 될 것이니 어머니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이현의 제자가 양쪽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측근에 있던 사람이 이렇게 설득을 하였다. “스승과 제자의 의와 부모와의 정을 둘 다 지키지 못할 때는, 부모와의 정을 먼저 지켜야 합니다. 하물며 그대의 스승은 이미 6일이 지났지만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신선이 되었을 것입니다.” 제자는 그의 충고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스승의 시신을 화장하였다. 7일이 되어 돌아온 이현의 영혼은 사방을 둘러보아도 자신이 들어갈 육신이 없어서 환생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황급히 대책을 찾다가 마침 금방 죽은 거지의 시신이 길 옆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갔다. 영혼은 이현이지만 몸은 거지가 된 것이다. 수려한 미장부였던 이현이 영락없이 봉두난발을 한 거지 모습으로 변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영혼이 구천을 떠돌지 않고 새 생명으로 거듭 태어났다는데서 차시환혼의 전설이 되었다.
회사가 부도나거나 조직이 와해될 때 어떻게 후사를 처리 하느냐 하는 반응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주저앉아 지나간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만 흘리는 유형이고, 둘째는 툴툴 털고 다른 조직에서 새롭게 거듭나는 유형이다. 대기업 임원을 지내다가 어느 호텔 웨이터로 취직하여 재기에 성공한 분은 차시환혼의 전략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다.
만성훈장
[출처:www.koreabraz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