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7:1-16]
 7장에는 스데반 집사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설교가 기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청중이 바로 산헤드린 공회원들입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이스라엘의 최고 지성과 종교인들이 모인 곳입니다. 주전 55년경에 수리아 지역의 총독으로 있었던 가비나우스는 이스라엘을 다섯 지역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마다 공회를 갖게 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처음에는 예루살렘이 포함 된 지역에 자리한 평범한 공회였지만 점점 영향력이 확대 되어 산헤드린 공회는 이스라엘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산헤드린의 구성원은 모두 71명으로 구성되었고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시대에 따라 두 그룹의 구성비율은 달랐습니다. 예수님 이전에는 사두개파가 주류를 이뤘지만 헤롯대왕 시대에는 사두개파와 귀족층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바리새인들을 더 많이 등용하다보니 바리새파의 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로마의 통치를 받았지만 산헤드린 공회는 이스라엘의 전반적인 모든 문제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산헤드린 공회에는 사형의 권한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처형하기 위해 로마 총독에게 찾아갔던 것입니다.
 스데반은 이처럼 그 당시 최고의 권력과 실력을 가진 자 앞에서 설교를 합니다. 저도 신학대학교에서 설교를 한 적이 있었는데 신학생도 그렇지만 기라성 같은 교수님들 앞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스데반은 교회 공동체의 행정적 업무 등을 돕기 위해 선출되어진 집사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단순히 사역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령과 지혜가 풍성한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오늘 본문은 그가 말씀에 대해 깊은 묵상이 있는 신앙인임을 보여줍니다.
 1절 “대제사장이 이르되 이것이 사실이냐” 대제사장은 스데반에 대한 거짓 고발과 거짓 증인의 주장을 듣고 그것이 사실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스데반은 이런 위기 속에서 그 자신을 변명하는 대신 이 때를 복음을 증거하기 위한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본문 2-8절을 보면 스데반의 설교는 아브라함이 부름을 받는 사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브라함의 삶은 하나님의 떠나라는 명령과 순종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떠남과 순종의 정점은 가장 사랑하고 아끼던 이삭을 바치기 위해 떠남과 그를 드린 순종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은 어떻습니까? 그들은 배와 그물과 아버지를 두고 떠났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장 소중한 것과 소중한 관계를 떠난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능력 있는 사도들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대 종교지도자들은 로마의 권력을 떠나지 못했고 성공의 자리, 죄악의 자리를 지키느라 하나님의 뜻을 저버립니다. 스데반은 종교지도자들에게 로마를 떠나 하나님께 돌아갈 것을 촉구한 것입니다.
 9-16절은 이스라엘 민족과 온 열방을 기근에서 구원한 요셉에 대한 선포입니다. 요셉은 실로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자 역할을 한 인물이었습니다. 스데반이 요셉의 예를 든 것은 그가 온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기 때문이며 더불어 로마의 압제 아래서 학정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 생명의 양식을 공급할 책임이 종교지도자들에게 있음을 선포한 것입니다.
 하지만 종교지도자들은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보는 눈도, 하나님의 말씀에서 예수님을 발견하는 안목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식만 있고 성령과 지혜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주 예배하고, 기도하고, 성경을 읽어도 하나님의 뜻과 구원의 역사에 동참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성공의 길을 고집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바라기는 종교지도자들처럼 세상이 주는 왕관을 위해 살지 않고, 스데반 집사처럼 주의 복음을 위해서 분연히 일어서는 이 시대의 스데반(면류관)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