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心機一轉) : 어떤 계기에 의하여 그전까지의 생각을 뒤집듯이 바꿈.
 우리는 보도매체를 통하여 “심기일전”이라는 용어를 종종 듣게된다. 공인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어떤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 일으켰을때 카메라 앞에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말한다. “뼈를 깍는 반성과 자기 성찰을 통해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을 것입니다” 라고…. 사과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문제 생길때마다 사람만 바뀌었을뿐 항상 같은 말을 하는데 대하여 정말 저자(者)가 삭발하고 절에 들어가는 심정일까? 의구심이 들면서도 그저 무덤덤하게 듣게된다. 이렇듯 “심기일전”이란 고사성어 자체가 좋은 뜻이긴 하더라도, 나쁜짓을 해놓고 들통이 나면 쉽게 남용되는 단어라는 점에서 보면 그다지 좋은 선입견으로 인용하고 싶지 않아진다. 그러나 최근 내 삶의 한 부분에서 “심기일전”이란 단어가 내 가슴이 뭉클하게 다가온 사건이 있었으며, 이에 관계되는 나의 오랜 친구인 모 특허법률사무소 소장에 대하여 잠깐 언급한다. 30여년전 우리는 서로 대문만 열면 집안이 들여다 보이는 앞집에 거처하였고 또한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늘 함께 보내는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이로 지내왔었다. 이후에 내가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서로가 다른 환경을 살아가게 되었고 간혹, 방문 귀국 할때만 잠시 만나는 관계를 유지 하다가 올초에 뜻밖에도 아내의 부음을 듣게되었다. 지체장애가 있는 남편에게 시집온 이래 대가족의 생활을 위해 분골쇄신으로 헌신한 맏며느리, 한알의 밀알이 되어 온가족과 친지를 믿음의 식구로, 남편이 장로가 되기까지 열정을 쏟은 후원자. 그런 그녀가 희귀병을 앓다가 소천하였을때 친구는 자신이 하늘나라의 소망을 바라는 의연한 장로의 신분됨을 잠시 상실한듯 “이제는 더이상 시무장로직을 수행하지 못할것 같다”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장례를 마치자 나는 그를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그와 함께 한달여간 여행을 다니며 그의 지친 심신이 다시 힘을 얻도록 전환시키는데 함께 하였고 그 노력은 유효했던것 같다. 한국에 귀국한 그는 이내 결심이나 한듯 카톡의 표제로 “심기일전”을 삼았으니, 평소에 듣던 용어와는 달리, 유난히 짠하게 마음을 울린다. 어떤 동기가 있어 이제까지 가졌던 마음가짐을 버리고 완전히 달라지는 심기일전… 이렇듯 사용자의 의중에 따라 내용의 농도가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만성훈장
[출처:www.koreabraz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