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늘 잘 한 것은 주님이 하신 것이요, 잘못한 것은 내 것임을 확신함에는 조금도 의심치 않고 걸어온 길인데... 하나님께 헌신하겠다고 자녀들을 위한 통장 하나 남겨둔 것 없이 그냥 그렇게 덩그라니 벌판에 놓아버린 것 같이 자녀들을 떠나면서도 철없는 아이처럼 그렇게 간절했고 그렇게 기뻣던 것도 마음을 지으신 하나님이 나 같은 죄인 아니 우리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아 주신 은혜라고 믿는다. 그런데 사역이 끝나가는 요즈음 어떻게 나의 마음 안에 자녀들을 향한 이런 믿음 없는 아픔과 넉두리가 숨어 있었드란 말인가? 그렇다면?
 금식을 밥 먹듯 하며 모든 것을 다 드려도 더 드릴 것이 없어 몸부림치며 준비시키신 선교사가 되기까지 투자해주신 고난이, 아니 그 시간과 마음이 거짓이였는가?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주님은 당시 자녀도 전토도 다 버린 자로 살게 하셨고 후회 없는 선택에 감격 하게 하셨다. 브라질 쌍파울에서 22년 전에 한인들로 세워진 베데스다교회를 시작할 때 쌍파울에 유명인은 다 모였다고 하였으며, 돈 떼어먹은 자 찾으려면 베데스다교회로 가면 만난다고들 했으니..... 당시의 목양 현장을 가히 짐작 할 수 있었으리라. 어느 때는 예배시간이 술 주정뱅이의 잠자리도 되었고, 그의 코 고는 소리가 목사님의 설교의 반주가 되곤 했다. 그때 고통하는 이들과 함께 고통하며 심방하면서 옆에서 함께 걷는 남편에게 하늘을 쳐다보며 했던 말이 생각난다. “여보 난 많은 것을 갖고 살 때 보다 그 어떤 때보다 지금 고통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이때가 이렇게 기쁠수가 없어요”라고... 헌데 왜? 사역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이때에, 그리고 우리가 밟은 땅에 남긴 복음의 흔적을 보며 제일 놀라고 있는 자가 바로 우리 부부인데.....그리고 우리가 했다는 생각은 우리 마음에서 짤라버리게 하셨는데... 뭐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말이다. 심경의 변화? 아니면 늙어서? 아니면 이중인격? 무엇으로 설명할 수가 있겠는가? 우리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옮겨달라시던 주님의 순간적인 심경이 문득 생각이 난다. 그렇다고 주님이 십자가를 안 지신 것도 아니요, 자신의 뜻을 따르신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