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미국생활이야기)이계무 장로-上
2016/11/04 01:37 입력  |  조회수 :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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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이계무 장로님은 과거 군정청 시대에 조병옥 박사의 수석 비서관을 지내신 분이다. 이 분과 인연이 된 것은 내가 아현 성결 교회 부목사로 재임하면서 부터이다. 1977년 군목에서 제대하고 아현 교회 부목사로 부임했다. 당시 이계무 장로님은 그 교회의 시무 장로님이셨다. 언제나 깔끔하시고 자세가 바르며 신식이셨다. 그 분의 특징이 많고 인상적인 것이 너무 많아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서울에 계실 때 아현 교회 시무 장로님이셨기 때문에 가끔 성가대를 가정으로 초대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가정에는 당시 화장실이 서양식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젊은 성가대원들에게 양변기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고 양식 먹는 법들을 가르쳐 주셨다. 당시에는 별로 아는 사람들이 적었다. 한쪽에서는 킥킥거리면서도 그분의 독특한 말솜씨와 매너로 주의 깊게 잘 들었다. 앉는 순서도 아무렇게나 앉는 게 아니라 주인이 말하는 대로 따라야 했다. 주인이 당신은 여기, 당신은 저기 일일이 안내해 주었다. 자유롭게 아무렇게나 앉고 아무렇게나 식사하던 우리들로서는 불편했다. 그러나 그렇게 형식을 갖추면서 하는 것들이 모두 인상적이었고 배우는 것이 많았다. 그런데 얼마나 깔끔하시고 어려운지 그 교회 여 전도사님은 그 분 앞에만 앉으면 항상 물 컵을 쏟았다. 주의하고 조심할수록 더욱 그랬다. 그래서 “물 컵 쏟는 전도사”로 별명이 붙었는데 그만큼 어려웠던 장로님이었다. 그런데 이 장로님께서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 그의 형님에 대한 기도이다. 형님이 예수를 믿지 않았다. 이계무 장로님의 선친은 서울 신학 대학교 제 1회 졸업생이시다. 그래서 서울 신학대학교에 이계무 장로님께서 소사에 신학 대학 부지를 기증하셨고 지금 거기에는 명헌 기념 예배당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이 장로님 자제 가운데 한 사람인 이대범씨가 서울 신학 대학에 300만불을 기증하여 선교관을 짓고 있다.
 장로님의 대한 인상 가운데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은 아버님에 대한 동경이요 존경의 마음이다. 그래서 아버님 추도 예배 때는 정말 이분이 정성을 다하여 지킨다. 교역자들을 모시고 예배를 드린 다음에는 꼭 일류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대접하곤 하셨다. 나는 매번 그 예배에 참석해서 예배를 인도하고 식사 대접을 받았다. 서울에 있는 당시 유명한 남산의 어느 양식 식당이었다. 나는 당시 처음으로 그 유명한 식당에서 양식을 먹어 보았다. 미국에 오신 다음에도 아버님 추도 예배는 계속 드렸고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하는 것을 보았다. 이 날에는 일도 안 하시고 가정에 꽃을 준비하시고 목사님을 모시고는 예배를 드린 다음에 일을 하곤 했다.
 이분이 1981년에 미국에 오시면서 내가 담임으로 목회하는 하시엔다 연합 교회에 출석을 하시게 되었다. 교회에서 봉사하는데 모든 성도님들이 존경하고 따랐다. 일을 할 때도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서 사람들이 좋아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장로님 사택의 뒷마당에는 여러 과일 나무를 심었는데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리고 포도가 탐스럽게 열렸다. 무르익어서 떨어져도 주어 먹는 법이 없고 따먹는 법이 절대 없다. 꼭 미국식이다. 미국 사람들은 뒷마당의 과일을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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