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미국에는 초등학교 중, 고등 학교에 컨퍼런스 데이라는 것이 있다.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가 만나는 날이다. 미리 학교에서 “몇 월 몇 일 몇 시에 당신 아이의 학교 생활 일로 학교 선생님들과 미팅을 가집니다. 그때 나와 주십시오“ 라는 학교 편지를 받게 된다. 그러면 학교에 가서 담임을 만나고 자녀들의 학교 생활을 듣고 지도를 어떻게 해달라고 부탁도 하고 선생님들이 학부모에게 부탁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 둘 다 초등학교 다닐 때 컨퍼런스 데이에 학교에 갔다. 그날은 학교 수업이 없다. 아이들에게는 하루 방학인 셈이다. 선생님들과 전학부모를 학교 클라스 룸에서 만난다. 나는 큰 아이 샘이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을 만났다. 선생님은 샘의 아빠냐고 하면서 아주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었다. 교실에 붙어 있는 작품들을 보니 내 아이의 그림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잘 그렸다는 평까지 써 있었다. 마음이 기뻤다. 선생님께서 성적표를 보여 주고 산수 과목은 잘하고 영어 과목은 조금 신경을 써야 하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가 가정에서 영어를 쓰지 않으니까 영어가 조금 모자랄 것이 틀림없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가정에서 영어를 쓰느냐 모국어를 쓰느냐 물어 보기도 하고 아이에게 가정에서 reponsibility, 책임을 주느냐고 물어 보기도 했다. 아직 그런 것은 없다고 했더니 반드시 그런 것을 주라고 했다. 그래서 쓰레기 치우는 것은 스티브가 하는 일이고, 청소하는 일은 샘이 하는 거라고 책임을 맡겨 주었다. 미국에서는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꼭 책임을 준다. 그 일만은 그 아이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고 어렸을 적부터 그렇게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컨퍼런스 마치고 두 아이에게 책임을 주었다. 그 다음에 큰 아이에게 지적해 주는 것은 talkative 수다쟁이, 말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옆의 아이들과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주의를 주어도 잘 안 듣는다고 집에서 좀 가르치고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집으로 온 다음에 샘을 앉혀 놓고 오늘 컨퍼런스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말해 주면서 격려도 하고 고칠 점들을 차근차근 잘 이야기 해 주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수업 시간에 옆의 아이들과 이야기하면 수업에 방해가 되니까 수업 마친 다음에 아이들과 이야기해라 타일러 주었다. 그런 후에 담임 선생님이 많이 나아졌다고 칭찬해 주었다. 성적표를 보여 주는데 대체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매번 성적표를 보내니까 아이들의 성적을 알기는 하지만, 성적표를 통해 최근의 공부한 내용들을 보여 주었다.
 다음에는 둘째 아이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여자 선생님이었다. 안경을 썼고 크리스천이고 매우 착하게 생긴 선생님이었다. 둘째 아이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부모님이 어떤 분인가 한번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매우 얌전하고 조용하고 학생들의 모범이 된다고 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시민 모범 상을 자주 받아왔고, 어떨 때는 맥도날드 상품권을 받아 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