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 판이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헤드라인으로 뽑은 말은 “거의 신(神)이 될 뻔한 사나이”이였다. 종반을 지나고 있는 금년 리우 올림픽에서 가장 빛나는 골든 보이는 아마도 수영 황제 펠프스라는데 이의가 없을 듯 하다. 리우 올리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펠프스의 마지막 경기 남자 400미터 혼형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하나 더 보태 통산 2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었다고 전하는 엘에이 타임스도 그의 은퇴를 골든 엑시트(Golden Exit)라고 제목을 올렸다. 어떻게 한 인간이 올림픽 금메달 23개를 따낼 수 있을까? 그러니까 허핑턴 포스트는 거의 신에 가까운 존재라고 극찬했다. 금메달만 23개지 은메달, 동메달을 합치면 올림픽 메달은 모두 28개나 된다. 너무 많다 보니 이걸 제대로 보관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2천여 년 올림픽 역사상 펠프스 만큼 금메달을 목에 건 인간은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록을 찾아보니 기원전 152년에 레오니다스 오브 로즈(Leonidas of Rhodes)가 기원전 164년부터 152년까지 열린 4번의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각 3개씩 획득해 개인전 12관왕에 등극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 기록을 깬 사람이 바로 마이클 펠프스다. 금년 31살이다. 펠프스는 15세이던 2000년 시드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후 이번 리우 대회까지 5회 연속 올림픽 물살을 갈랐다. 첫 올림픽에서는 빈손으로 돌아갔지만 이후 펠프스는 2012년 런던 대회까지 통산 22개의 메달을 수집해 올림픽 사상 개인 최다 메달 기록을 새로 썼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출전한 8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해 1972년 뮌헨 대회에서 금메달 7개를 딴 마크 스피츠의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도 경신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 은퇴한 펠프스는 2014년 4월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그 후 음주·과속 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돼 미국수영연맹으로부터 6개월 자격정지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고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자살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릭 워렌 목사님의 ‘목적이 이끄는 삶’을 읽고 이제는 하나님의 목적에 이끌려 살기로 했다는 신앙고백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관객부족으로 텅텅 빈 경기장들이 수두룩했지만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올림피언, 펠프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수영장 인파는 만원사례였다고 한다.
 결국 리우 올림픽은 마치 수영 황제의 화려한 대관식처럼 펠프스를 위한, 펠프스에 의한 올림픽이 되었다. 이런 펠프스의 활약에 힘 얻은 미국 팀은 하계 올림픽 사상 최초로 이번 대회를 통해 금메달 통산 1천개를 획득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차지했으나 금메달 하나만으로도 전 국민이 감동에 빠진 나라들도 수두룩하다. 베트남, 피지, 싱가폴 처럼 국가탄생이래 첫 금메달 하나를 챙기고 기뻐 죽겠다는 나라도 있고 올림픽의 발상국가인 그리스도 겨우 금메달 한 개를 목에 걸었다.
 아예 금메달이 없는 나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부자나라 노르웨이, 그리고 이집트, 이스라엘, 터키, 포르투갈... 모두 금메달이 없다. 수많은 올림픽 선수들 가운데 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오르는 사람은 단 세 사람 뿐이다. 그 나머지는 모두 짐을 챙겨 집으로 간다. 펠프스에 눌려 예선에서도 탈락한 채 메달 하나를 목에 걸지 못하고 벌써 쓸쓸하게 귀국한 한국의 박태환 선수처럼... 그러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그 인생이 곧 금메달이 아닌 것처럼, 메달하나 없이 올림픽에서 퇴장했다고 해서 곧 그 인생이 패배자는 아니다. 수영 200미터 배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팀USA의 마야 디래도(Maya DiRado) 선수는 페이스북 금메달 수상소감에서 “하나님께서는 내가 금메달을 차지하는 일에 큰 관심이 없으시다고 생각한다. 금메달이 목적이 아니다. 하나님은 내 영혼이 깨어 있는지, 그 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 세상 속에 나타내고 있는지를 보고 싶어 하신다”고 말했다. 북가주 산타로사에서 태어난 마야는 이미 동메달, 은메달을 딴 이번 대회 수영 3관왕이다. 부모님을 따라 어려서부터 교회를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해 온 그의 입에서 나온 신앙고백은 이번 올림픽 노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아니다. 올림픽 선수들에게만 한정되는 말이겠는가? 이 시대를 올림픽 경기처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영혼에게 날리는 강펀치다. 금메달 부자, 펠프스는 정말 위대했다. 그러나 펠프스는 2천 년 만에 한번 나올 인물이다. 금메달이 없어도 참으로 더 중요한 것은 마야 디래도의 고백처럼 내 영혼이 늘 깨어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올림픽 메달 없이도 인생의 Gold Medalist가 되어 미래를 열어가는 그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