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목사(미성대 명예총장)
드디어 올림픽이다. 제31회 올림픽경기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1월의 강’이라는 뜻인데 줄여서 ‘리우 올림픽’이라 한다. 이 아름다운 항구 도시에서 207개국 1만 5천명의 선수가 조국과 개인의 명예를 걸고 열전을 벌인다. 올림픽 표어인 “더 빨리, 더 높게, 더 강하게”의 정신을 발휘하려고 사뭇 이를 악문다. 28개 종목 306개의 금메달을 따내려면 ‘가장 빨리, 가장 높게, 가장 강하게’ 해야 하니까 응원자들조차 목숨을 건다.
그런데 올림픽을 바라보는 마음이 마냥 즐겁고 유쾌하지 만은 않다. 왜 그럴까. 바로 테러 때문이다. 1972년 서독 뮨헨 올림픽에서 터진 악몽도 있다. 당시 팔레스타인 ‘검은 구월단’ 테러 단체가 이스라엘 대표 11명을 잔혹하게 살해했다. 요즈음에는 그런 규모가 아니다. 몇 백 명의 목숨도 단번에 산산조각을 낼 수 있다. 게다가 테러는 이제 전선도 없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지 테러의 전쟁터다. 군부대나 경찰서, 정부 기관은 물론이고, 대형고층빌딩, 극장, 식당, 술집, 춤집, 잡지사, 해안가, 비행기, 기차, 여객선, 학교, 시장, 축구장, 관광지, 거리, 주택, 도로.....심지어 교회당에서도 목사를 포함 집단학살 테러가 있었고 성당에서 미사 집전하던 신부도 참수당했다. 이제는 정치인들조차 언어테러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을 보라. 얼마나 협박적 언어를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는가. 영국의 브렉시트도 유럽공동체에 대한 협박행위이고 터키의 군사혁명 관련 사건도 정치적 테러일 뿐이다. 게다가 북핵과 남사드의 장군멍군도 있다.
그런데 이런 테러사건들의 근본뿌리를 살펴보면 결국 지구국가 건설에 대한 저항행동으로 보인다. 언제인가 이 지구 위에는 200여 국가들이 하나의 나라로 통합될 것이다. 지구국가시대가 올 것을 예언하는 것은 인류문명을 직시하는 이들에게는 결코 잠꼬대가 아니다. 이미 인류역사는 그 시작 이래 무서운 속도로 지구국가 형성을 위하여 달려가고 있다. 특히 세계제1차대전 이래 전쟁도 터졌다 하면 국제전쟁이었다. 교통통신망의 발달, 국제연합,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세계보건기구 등이 이미 지구국가 출현의 산 증거들이다. 그러나 지구국가 탄생의 반작용으로 여러 형태의 전쟁이 터진다. 인종전쟁, 난민전쟁, 국가공권력과 민초들의 전쟁, 국제기구 탈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지구 남반부와 북반부, 검둥이와 흰둥이 그리고 종교 간의 전쟁이 지구국가 형성으로 달려가는 역사를 향해 마구잡이로 총질을 해댄다.
허지만 70억이 넘는 온 인류는 지구라는 배를 타고 험악한 바다를 운행해야 하는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지구라는 배가 결코 엄청나게 큰 배가 아니다. 만약 이 지구국가라는 배에서 선상반란이라도 일어난다면 온 인류는 너 죽고 나 죽고 모두가 죽게 될 뿐이다. 여기에 전 인류 운명의 공포스런 위기가 있다.
원래 큰 종교들은 인류의 역사를 세계단일평화국가 형성으로 방향 짓도록 나침판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종교가 오히려 테러의 후견인이 된다는 것은 창조주에 대한 반역행위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신부와 목사가 테러로 목숨을 잃었어도 흑인과 백인, 기독교와 이슬람이 서로 자제 화합하는 것은 당연하고도 올바른 선택이었다. 종교는 인간 모두의 생명을 목숨 걸고 보호하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 종교의 이름으로 목숨을 죽이는 것은 그 종교의 절대자에 대한 명백한 반역이다.
올림픽 경기가 개최되는 리우에는 높은 산꼭대기에 세계에서 규모가 제일 큰 예수님의 조각상이 서 있다. 십자가 형상처럼 팔을 크게 벌리고 리우 온 도시 아니 온 세계를 향하여 축복하는 모습이다. 아무쪼록 그분의 생명구원을 위한 원수사랑 정신이 온 인류의 가슴마다 넘쳐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살고 서로 살리는 지구함생체가 건설된다면 춤을 덩실덩실 추겠다. 그런 평화와 사랑의 지구 국가가 우리들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값진 유산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