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에 미국에 들어와서 한 6개월간 살다가 간 사모님에게 교회의 권사님들이 매일같이 드나들었다. “미국 어때요?” 당시는 미국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훨씬 더했던 시절이다. 미국은 꿈의 나라처럼 생각이 되어지고 동경했던 그런 때였다. 지금은 누구나 다닐 수 있는 나라가 되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방문해 본 나라이지만 60년대 당시에는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서 물으니까 이 사모님은 세 가지로 대답했단다. “미국이요? 미국은 참 커요. 모든 것이 크더군요. 미국이요? 많아요. 얼마나 많은지 무엇이든지 너무 풍부하고 풍요하고 많더군요. 그리고 미국은 요 참 좋아요 참 좋더군요.” 그렇게 말을 했단다. 참으로 미국을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6개월 정도밖에 안 살았지만 미국을 잘 알았다고 볼 수 있다. 그 분의 이야기대로 미국은 참으로 모든 것이 많고 풍요하고 넉넉한 여유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 집 동네에 2월 3월이 되면 산에 갓나물과 무나물이 온 산을 덮는다. 2월 우기 때에 산나물이 자라서 그렇다. 우리는 그 산에 가서 야들야들한 나물을 베어다가 김치를 담가 먹는다. 무공해일뿐 아니라 맛도 좋다. 그런데 그 갓나물을 뜯어 가는 것은 우리 한국 사람이 대부분이다. 먹을 것이 쌓여 있는 나라이지만 그런 갓나물이나 무나물은 시장에서는 팔지 않기 때문에 몇 사람씩 그룹으로 산에 가서 뜯어 오는 것이다 우선 공짜니까 좋고 둘째는 맛이 좋아서 좋고, 셋째는 무공해여서 건강에 좋아서 좋다. 교회에서는 아예 버스로 나이 많은 노인들을 모시고 가서 하루 동안 놀면서 뜯을 수 있게 한다. 공원지기가 와서 보고 경찰이 와서 보아도 우리가 나물을 좀 뜯어 간다고 하면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5월이 되면 고사리 따는 것 또한 행사이다. 빅 베어 산중으로 들어가면 고사리가 무한정으로 자라는데 허가 라이센스를 가지고 지정된 지역으로 가면 고사리를 딸 수 있게 해 준다. 옛날에는 돈도 내지 않고 지정된 곳도 없었지만 한인들이 너무 많이 꺾어가기 때문에 요즘 와서 지역이 지정되고 또 분량도 지정되어 있다. 아무튼 그 지역에 가면 산이 온통 고사리로 둘러 싸여 있다. 한인들은 그 고사리를 따러 가느라고 야단들이다. 큼직한 고사리들을 한아름 따다가 삶아서 말리고서는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는다. 살이 찌고 굵어서 먹기도 부드럽고 맛이 아주 좋다. 어떤 사람은 고사리를 말려서 한국의 친척들에게 보내었다고 한다. 어느 해에는 고사리 따러 갔던 한인 모녀가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 72시간 갇혀서 헬리콥터로 구출된 사건도 있었다.
 베이커스 필드 쪽으로 가면 농장들이 비행기로 씨를 뿌리고 트랙터로 농사를 짓는데 추수를 한 다음에는 마음대로 들어가서 이삭을 주울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어느 한인이 하는 참외밭에서는 주인이 참외를 다 따고 난 다음에 하루 이틀 정도 따가게 하는데, 반은 거두어 가고 반은 남아있다. 남아있는 것들을 다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손이 모자라서 대강 거두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