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회의가 많다. 그만큼 민주주의가 발달해서 그렇다. 회의를 통해서 중의를 모으고 그것을 추진해 나가는 그런 나라이다. 그러기 때문에 회의가 잘 발달되어 있고 성숙한 모습으로 회의에 임한다. 교회에도 회의가 많고 일반사회에도 많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잘하는 나라에 와서 살고 있다. 민주주의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회의를 잘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우리는 미국에 와서 회의를 할 일이 많아졌다. 교회에서도 보면 각종 회의가 많다. 각 전도회 회의도 있고, 구역 식구들이 모이면 구역 회의가 있고 직원회(제직회), 사무총회, 공동 총회, 당회 등 모여서 회의를 한다. 사회에서도 동창회가 있다. 각 단체마다 정기회의, 임시회의 등등 참으로 회의에 시달릴 정도이다. 어떤 사람과 전화 통화하려고 회사에 전화하면 “지금 회의 중입니다”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어떤 분은 “회의하다 망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회의가 중요하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일을 처리하는 기술이 필요한 나라요 필요한 시대이다. 그런데 회의가 필요한데도 회의도 하지 않고 회의하면 잘 진행되지도 않는 일이 많다. “이런 간부가 회사를 살린다” 라는 책에 보면 회의의 사대 악을 말하고 있다. 첫째, 만나서 의논하지 않는다. 둘째, 의논하고 결정하지 않는다. 셋째, 결정하고 실행하지 않는다. 넷째, 실행하고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면 회의의 사대 선이 무엇인가? 만나서 의논하는 것이다. 의논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결정한 것은 꼭 실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행하고 나서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우리들은 회의가 시작되면 싸움부터 하려고 든다. 왜 회의만 하면 흥분부터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떤 분은 한국 사람들은 아규먼트(Argument)에는 강하고 디스커션(Discussion)에는 약하다고 했다. 한마디로 회의에 미숙하다는 뜻이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성숙한 회의는 디스카션에 강하다. 그 의제가 얼마나 중요한가 그것을 먼저 생각한다. 그런데 미숙한 회의는 누가 그 발언을 했는가 그것에 관심을 가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중요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일단 찬성하는 것이다. 반대를 못한다. 목소리가 크고 혈기를 부리고 회의장을 어수선하게 만들어 놓는 것, 미성숙한 회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