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교회에 수의사가 출석했다. 그는 미국에 와서 신앙 생활을 시작한 사람이었고 아내를 따라서 교회에 나왔다. 본래 신앙 생활을 안 하던 분인데 부인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부인이 믿음이 좋았기 때문에 매주일 교회 출석을 잘했다. 열심히 신앙 생활을 잘해서 목사가 봉사 부장을 시켰다. 쓰레기가 잔뜩 들어 있는 비닐 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을 했다. 주일마다 봉사를 잘했는데 부인 집사가 보기가 싫은 모양이었다. 내 남편이 적어도 박사요 수의사인데 저렇게 쓰레기 봉지나 들고 다녀서 되겠나라고 생각했다. 체면 깎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집에서 부인 집사가 남편에게 뭐라고 한 모양이다. 그 다음 주일에는 그 일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봉사 부장이 뭐 하느냐고 말을 했다. 나중에는 교회도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주님을 위한 교회의 봉사가 체면 깎이는 일이고 부끄럽게 생각한 모양이다. 결국에는 다른 교회로 가고 말았다. 미국 한인 교회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일들이다. 장로 시켜 달라고 여러 명 교회로 끌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로 안 시켜 준다고 친척, 친구들을 끌고 교회를 나가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교회에 새 신자가 오면 보통 목사님이 신자 방문을 한다. 각 가정마다 찾아가서 가정 사정도 알고 식구들 이름도 알고 또 그 가정을 위해서 기도도 해주고 복을 빌어 준다. 그런데 어느 날 안수 집사라는 분이 교회에 나왔다. 어느 교회에서 안수 집사를 했단다. 그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성경 말씀을 읽는 시간이 되었다. 돌아가면서 몇 절씩 읽었다. 그런데 그 가정의 주인인 안수 집사라고 하는 분의 차례가 되었다. 대부분의 성경은 위에서 아래로 쓰여 있고, 위 부분과 아랫부분 둘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위 부분을 다 읽은 다음에는 아랫부분으로 옮겨 읽어야 하는데 위 부분을 읽고는 그 다음 페이지인 위 부분을 읽어 가는 것이었다. 사람들마다 킥킥거렸다. 아내인 여자 집사가 있다가 “ 여보, 밑으로 읽어요” 아무도 듣지 못하게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말하니까 다시 밑으로 읽은 일이 있다. 이 사람은 안수 집사가 아닌데 안수 집사라고 거짓 말을 했던지, 안수 집사 자격이 전혀 없는데 어느 교회에서 안수 집사를 세웠는지, 아니면 그날 너무 긴장해서 그런 실수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너무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전혀 읽지 않았다는 증거가 아닌가. 미국에는 나이롱 신자가 많다. 이 교회 저 교회 매주 마다 옮기는 신자들도 있다. 우리 교회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데 서너 달 안 보이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이제는 이 교회에서 죽을 겁니다. 이 교회가 내 본 교회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 다음 주일에 보면 또 안 나온다. 반년이나 일년쯤 지난 다음 또 나타나서 “이 교회에서 이제는 안 떠납니다. 이 교회가 마지막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한 두 주일 나오다가 사라진다. 어떤 사람은 개척 교회만 찾아다닌다. 개척 교회를 시작할 때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 개척 교회에 출석해서 대접을 잘 받은 다음에는 몇 주 다니다가 다른 개척 교회로 옮긴다. 그래서 미국 생활 20년에 43번이나 교회를 옮겨 다닌 신자도 있다. 개척 교회에서 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접 받기 위해서 다닌 것이다. 그런 사람을 일컬어 나이롱 신자라 하는 것이다.
 또 어떤 신자는 자신이 스스로 “저는 나이롱 신자예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교회도 구경 삼아 나오고 친교 위해 나오고 먹을거리 있을 때 나오고 아이들 신랑 감, 신부 감 보러 나오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서 나온다. 그런 기대가 충족이 안되면 언제나 교회를 떠난다. 여러 번 속은 일이 있다. 새 신자 등록을 하고 열심히 교회 나왔다. 2개월 3개월 정도 다닌 다음에는 “결혼식을 가지려 합니다. 주례 서 주세요.” “하나님을 잘 믿겠습니까? 교회 잘 다니겠습니까?” 다짐을 한다. “예, 잘 다니겠습니다. 친구도 곧 결혼 할 건데 우리 교회에 나올 겁니다”. 그러면 목사는 너무 너무 좋은 거다. 결혼을 하면 한꺼번에 여러 가정이 교회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에 광고도 하고 신자들도 많이 와서 축하해 주고 축하 금, 선물들도 잔뜩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