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도 어느 교회에서 설교하면서 ‘자라지 않는 아기’ 이야기를 했다. 담임목회 시절, 아기를 안고 예배드리던 어떤 젊은 엄마로부터 기도요청을 받았다. 안고 있는 그 아기가 자라지 않는 희귀병에 걸렸다며 엉엉 울었다. 아기가 얼마나 예쁜지 게다가 엄마 속도 모르고 벙긋벙긋 웃고 있었다. 허지만 평생토록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니 천사얼굴인들 무엇하랴. “아기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만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위에 있더라.”(눅2:40). 이 말씀을 아기 엄마가 복창하게 했다. 특히 ‘아기가’ 앞에 그 아기 이름을 붙여서 두 번 더 외우게 했다. 그런 다음, 아기 예수님께서 무럭무럭 자라나신 것처럼 이 아기도 반드시 무럭무럭 자라나게 해 주시도록, 키와 함께 영혼도 튼튼해지고 지혜도 충만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도 함께 자라도록 간곡히 기도했다. 의사 중의 의사이신 예수님의 피 묻은 그 손으로 안수하여 감쪽같이 낫도록 기도할 때에는 그 엄마의 아멘 소리가 기도실을 울렸다. 두 주 정도가 지나서 전화가 왔다. “목사님~” 하고 부르는 그 음성에 큰 기쁨이 섞여 있었다. 전문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한 결과 치료만 잘 하면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도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계속 기도해 달라고 매달렸다. 빌립보 1장 6절 말씀을 붙잡고 계속 기도하자고 권고했다. 그리고 전화로 한 번 더 기도했다.
 예수님께서 학교에 다니셨을까 아닐까에 대한 논쟁이 있다. 나사렛 회당학교에 다니셨을 것이 예수학 연구가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다. 허지만 하나님의 아들이 누구에게 배우겠느냐면서 예수님은 저절로 모든 것을 터득하셨다는 주장도 있다. 예수님께서 자기학습(self-directed learning)의 위대한 모범이실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성령 충만하면 지혜도 충만할 수 있다. 그런데 창세기를 보면 첫 사람 아담은 처음부터 청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모유를 먹거나 아장아장 걸은 경험이 전혀 없다. 그런데 왜 마지막 아담이신 예수님(고전15:45)은 십대 미혼모에게서 태어나게 하셨을까. 자칫하면 엄마와 함께 돌아 맞아 태어나지도 못하시고 살해될 수도 있었다. 그래 하나님께서 그런 위험을 모르셨을까. 하나님의 세심한 계획이 있었다. 예수님으로 하여금 온 인류가 태어나면서부터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도록 하시려는 교육계획 그것도 평생교육(life-long education)의 계획을 선물로 주셨다. 이런 하늘 아버지의 뜻을 철저히 실현하시려고 예수님은 제자들을 모아 가르치셨다. 심지어 십자가 위에 목숨을 걸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교육대명을 남기셨다.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마5:48). 주님의 이런 목회사명을 가장 잘 이해한 사도 바울도,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분별하라 (롬12:2)고 가르쳤다.
 오는 가을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그 발상지 학습여행을 떠나게 된다. ‘맞춤 학습여행’이란다. 떠나기 전에 한 가지 꼭 기억할 것이 있다. 15세기부터 시작된 교회개혁 주도자들이 한결같이 철저한 교육을 받은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루터는 박사학위를 가진 대학교수였고, 칼뱅은 제네바대학교 설립총장이었다. 후스는 프라그대학교의 교수 겸 교목이었고, 낙스는 옥스퍼드대학교를 졸업했다. 요한 웨슬리도 옥스퍼드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모교의 교수가 되었다. 결론은 바로 그것이다. 하나님은 배우는 일에 열심인 사람을 일꾼으로 세우신다. 배우는 데 열심인 사람을 당할 자가 없기 때문이다.